대구시 8년간 공짜 사용 계약 대구시와 중구청이 지역 언론사가 운영하는 광고기획 회사에 특혜를 줘 온 사실이 5일 밝혀졌다. 지역 언론사가 운영하는 ㅁ광고회사는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대구시 중구 계산오거리에서 홍보 전광판을 운영해 왔다. 이 전광판은 높이 24m, 가로 13m, 세로 8m 크기의 화면에 매일 아침 6시부터 하루 18시간 동안 홍보물을 내보낸다. 그러나 이 홍보 전광판은 안전도 검사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구청 관계자는 “누전, 화재 위험 등을 사전에 점검하는 안전도 검사는 일반 건축물의 준공검사와 같아 이 검사를 거치지 않고 광고 홍보물을 내보내면 안 된다”고 털어놨다. 5일 오전 10시40분쯤 이 홍보 전광판에서는 이웃돕기 캠페인 등 대구시 행정 홍보 외에도 대학 광고와 대리운전 광고물까지 내보냈다. 대구시와 중구청 쪽은 “안전도 검사를 거치지 않으면 광고를 절대 내보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한 경위를 조사해 보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난해 4월, ㅁ광고기획 회사에서 15억원을 들여 홍보 전광판을 세운 뒤 대구시에 기부채납하고 8년 동안 전광판을 공짜로 사용하기로 회사 쪽과 계약을 맺었다. 애초 ㅁ회사는 며칠 동안 전광판을 시험운영해 보고 안전도 검사를 받은 뒤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검사를 받지 않은 채 홍보물을 계속 내보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ㅁ회사는 대구시와 계약에서 전체 75%는 시정 홍보로 채우고 나머지 25%는 상업광고를 내보내,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인건비, 전기요금 등 자체 비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대구시와 중구청 관계자는 “안전도 검사 전에는 홍보물은 물론 광고를 내보내지 말도록 몇차례 공문까지 보냈지만, 업체 쪽에서 지키지 않고 있다”며 “1월 중으로 안전도 검사를 받도록 하겠으며, 그때까지는 홍보 전광판을 끄겠다”고 말했다.
ㅁ회사 쪽은 “구청에 안전도 검사를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해 시험방송을 계속해왔다”고 밝혔다. 홍보 전광판을 운영하는 ㅁ회사는 지역 언론사에서 100% 출자한 자회사로 지난해 매출액이 7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계산오거리 홍보전광판은 2000년 8월부터 추진해 왔지만, 인근 주민들이 “전광판이 들어서면 주민들의 쉼터인 동네 공원이 망가진다”며 소송을 내는 등 반발해 공사가 늦춰졌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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