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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6 22:19 수정 : 2005.01.06 22:19

회원 4명으로 지난해 ‘첫발’
동물권 이해 아직은 제각각
온·오프라인서 진지한 토론

동물권리 모임. 한국인권행동의 갖가지 소모임들 가운데 인간의 권리가 아니라 동물의 권리를 생각하는 유일한 모임이다. 회원은 4명이고,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해 현재 모임을 한창 꾸리고 있는 중이다. 1991년 동물보호법이 만들어졌지만, 지역에서 동물권리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뭉치기는 처음이다.

5일 저녁 대구시 중구 공평동 한국인권행동 사무실에서 회원들은 사뭇 진지하게 동물권리에 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동산병원 간호사인 나은임(31)씨는 “동물권은 동물도 인간과 똑같이 고통받지 않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선주(24·경북대 수의학과 1)씨는 “동물의 권리를 지켜주는 게 인간에게도 이롭다는 걸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두 사람의 생각 차이는 동물 윤리에 관한 뿌리깊고 해묵은 논쟁이다.

나씨는 순수한 동물 권리를 강조하고, 이씨는 동물 복지에 더 무게를 둔다. 인간을 동물보다 높은 지위에 올려두지 않고, 동물도 인간한테 보장되는 것과 같은 권리가 있다는 게 나씨의 생각이다. 이씨는 “갇힌 동물을 모두 풀어주고, 동물실험을 금지하고 모피코트를 입어서는 안 된다고 강요하기는 힘들다”며 “몸을 움직이기도 힘든 우리에 가둬 키우는 소와 돼지, 닭들을 좀더 나은 환경에서 길러야 인간도 안전한 동물성 먹거리를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동물권에 대한 설득력 있는 접근”이라고 했다.

“동물도 인간과 견주면 약자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김선애(26·대구 영화학교 교사)씨는 특수학교 교사로 장애 어린이의 권리에 관심을 기울이다 동물 권리에도 관심을 두게 됐다.

모임이 틀을 완전히 갖추지 않아서 회원들이 동물권에 접근하는 방식도 제각각이고, 활동 방향도 뚜렷하지 않다. 이들은 2주에 한번씩 만나서 관련 자료를 나누고 토론을 벌인다. 앞으로 활동 방향에 대해서도 머리를 맞댄다. 회원들이 모두 바쁜 생활인이다 보니 인터넷 카페(cafe.daum.net/ROHA)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눌 때가 많다.

“회원들이 충분히 공부를 하고, 가장 쉬운 얘기로 동물의 권리를 주변에 알려낼 생각입니다. 동물도 인간도 모두 행복해지려면, ‘동물도 고통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야 합니다.”

늦어도 5월께는 거리로 나가 ‘동물권리 알리기’에 나서겠다는 게 동물 권리 모임의 첫번째 활동 계획이다.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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