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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주안주공 세입자 옥상 농성 |
14가구 22명 9일째…재건축철거 항의 ‘살곳’ 요구
재건축중인 인천시 남구 주안동 주안주공아파트 세입자 14가구 22명(어린이 8명 포함)이 이 아파트 20동 옥상에서 갈곳 마련을 요구하며 9일째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재건축조합쪽이 용역업체를 동원해 철거에 나서자 지난달 30일부터 옥상에서 △가수용 단지 △영구임대주택 마련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2개월 전 재건축을 위한 철거가 시작된 뒤 2380가구의 세입자들은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 그러나 오갈 데 없는 이들은 계속 버티다 용역업체 직원들에 쫓겨 옥상으로 올라가 천막을 치기에 이르렀다.
임진숙(45·14동 408호)씨는 “보증금 200만원에 월 15만원의 월세를 내며 고등학생과 초등학생인 아들 딸과 겨우 살아 왔으며, 마땅한 옮겨갈 곳이 없다”며 “갑자기 쫓겨 올라오는 바람에 추위를 몸으로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임씨는 “전기와 수도물마저 끊는 바람에 부탄가스를 이용해 라면으로 연명하고 있다”며 “동사무소에서 기초생활자에게 주는 쌀이 나왔지만, 출입을 막아 이마저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고 울먹였다.
관할 구청인 남구는 “세입자의 경우 집 주인과 임대차 계약이 해지돼 나가는 것이므로 복지 차원에서 지원되는 것 외에는 달리 도와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남은 세입자들은 새로 제정된 ‘도시 및 환경 정비법’ 시행 하루 전인 2003년 6월30일 재건축이 승인되는 바람에 이주에 따른 혜택을 못받는다고 주장하지만, 이 법에도 재건축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안 주공아파트는 오는 2008년 상반기까지 37동 3160가구의 아파트로 새로 지어진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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