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1.10 18:21 수정 : 2005.01.10 18:21

행정당국 과잉생산 무대응 판로 막막
무안은 예측조사로 양파과잉 막아

전남 진도군 농민들이 겨울대파의 판로를 찾지 못해 밭을 스스로 갈아 엎었다.

이는 출하량을 조절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자, 행정당국의 늦장대응에 항의하는 집단행동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주요 농산물의 과잉생산-가격폭락-집단폐기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생산 전 단계부터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겨울대파 집단 폐기=진도군 농민 50여 명은 10일 오후 2시 재배면적 600여만평의 0.3%인 2만여 평의 밭을 트랙터로 갈아 엎었다. 진도군 농민회는 이달 말까지 3,4회에 걸쳐 재배면적의 5%인 30만평을 폐기할 방침이다.

농민들은 겨울대파 과잉생산으로 값이 폭락하고 거래마저 끊기자 이렇게 결정했다.겨울대파 생산량은 진도에만 전년에 견줘 23.6%나 증가한데다, 전국적으로 5.9%가 늘었다. 이에따라 지난해 밭떼기 거래로 평당 8000~1만원에 팔리던 것이 올해는 4분의 1수준인 2000원대로 폭락했다. 20년째 4000평의 겨울대파를 재배해온 박선학(54·군내면)씨는 “밭떼기로 계약했던 상인들마저 아예 가져가지 않아 생산비도 건지지 못할 형편이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지난해 3월 파종 때부터 과잉생산이 우려됐지만, 행정당국이 늦장대응을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진도군농민회 정해민 회장은 “배추·무·양파·대파 등 7개 품목은 정부의 농산물안정기금(농안기금)을 활용할 수 있는데도, 군이 무대책으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도군은 “지난달 초부터 농림부에 500㏊를 폐기하기 위해 37억5000만원을 지원해달라고 건의해왔다”고 반박했다. 군 관계자는 “농림부 대책에 앞서 전남도·진도군 지역 농협이 7억5000만원을 마련해 100㏊를 폐기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공방 속에 11일 오후 2시 진도군청에서 농림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대책협의회가 열린다.

무안 양파 사전 조정=진도의 겨울대파 파동과 달리 무안군은 양파의 출하량을 사전에 조절해 눈길을 모은다. 군은 지난해 8월 양파 생산량 예측조사를 해 평년(2500㏊)보다 100㏊가 더 생산될 것으로 보고 곧바로 대책 수립에 나섰다. 군은 농림부에 “5,6월 양파 수확기에 앞서 폐기하는 것이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 뒤, 예산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무안군은 국비와 지방비 3억원을 마련해 다음달부터 양파 밭 100㏊를 폐기한다.


이에 대해 전남대 농대 전태갑(농경제학) 교수는 “정부나 자치단체가 농산물 수확기에야 과잉생산 대책을 세운다고 하면 이미 늦어 버린다”며 “생산·수요량을 미리 조사해 지역별로 생산량을 할당하거나 휴경하도록 하는 등 생산단계부터 유통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진도/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