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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05 18:27 수정 : 2005.04.05 18:27



강진 석달새 세번, 지구에 무슨 일이…

해마다 강진 18회·대지진 1회꼴
규모·횟수등 큰흐름 변화없어
환태평양 연안서 세계지진 90%
지난해 수마트라 최대 인명피해

우리행성 지구의 지각운동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지난해 12월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부근에서 규모 9.0의 강진이 일어난 데 이어 지난달 28일 비슷한 지역에서 또다시 규모 8.7의 강진이 일어나자, 지구 차원에서 지진이 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지진은 규모에서 지난 100년을 통틀어 4번째와 7번째로 기록됐다.

이와 관련해 미국지질조사소(USGS)가 1900년 이래 지구 지진기록을 분석해 인터넷(neic.usgs.gov)에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 100년 동안 지구에서 강진의 규모와 횟수는 큰 변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부분 지진은 태평양을 둘러싼 연안을 따라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구 지진 증가’ 징후는 없어= 규모 8.0 이상의 강진은 지난 2000·2001년에 한번씩 일어났으며 2002년에는 나타나지 않았다가 2003년에 한번, 그리고 2004년엔 2번 일어났다. 올해엔 벌써 1번을 기록했다. 최근 2~3년의 기록만 보면 강진은 다소 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미국지질조사소가 분석한 1900년 이후 규모 7.0 이상의 강진 기록을 보면, 강진의 규모와 횟수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료를 보면 지난 100년 동안 규모 7.0~7.9의 강진은 해마다 평균 17~18차례, 규모 8.0 이상 대지진은 1차례 꼴로 나타났으며 해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큰 흐름에 변화는 없었다.


이보다 작은 규모의 지진에서도 마찬가지다. 규모 6.0~6.9의 지진은 지구 차원에서 해마다 134차례 가량씩, 5.0~5.9의 지진은 1319차례 가량씩 일어났으며 이런 평균값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질조사소는 “최근 20년 동안 관측된 지진의 수는 크게 늘었는데 이는 세계 지진관측소의 숫자가 늘어났고 지진 정보의 소통이 인터넷·위성을 통해 크게 좋아졌기 때문”이라며 “세계 지진관측소는 1931년 350여곳에서 현재 8천여곳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국내 학자들의 해석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 박사는 “지진은 일정한 지구 내부의 열에너지의 일부가 지표면을 통해 발산하는 현상으로 억년 규모의 변동 주기를 지니며, 그 에너지는 연평균 줄(J) 가량으로 일정하다”고 말했다. 지헌철 지질연 지진연구센터장도 “100년을 사는 사람이 느낄 만한 갑작스런 지구의 변화가 일어날 수는 없다”며 “최근 지진재해는 큰 변란이지만 지질학적 시간으로 볼 때엔 이례적이거나 새로운 징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100년간 지진 ‘환태평양 지진 벨트’ 집중= 그러나 지진에너지는 지구 전체에 고르게 퍼지지 않고 연약한 지층이 몰려 있는 지역에서 반복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이 가장 잦은 곳은 태평양을 둘러싼 ‘고리’ 모양의 환태평양 연안 지대다.

지난 100년 동안 일어난 큰 지진 기록을 보면 대체로 이 지역과 겹쳐 있다. 칠레, 캄차카, 알래스카, 일본 열도 등이 이에 속한다. 미국지질조사소는 태평양 연안의 지진이 “세계 지진 전체의 90% 가량을 차지한다”며 “나머지 5~6%는 지중해에서 터키-이란-인도 북부에 이르는 알프스-히말라야 지대”라고 밝혔다.

이윤수 박사는 “환태평양 연안에 특별히 화산과 지진이 잦은 것은 이곳을 따라 지각 판들의 연약한 경계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며 “이에 더해 최근 수마트라 인근에 강진이 잦은 것도 이 지역에 생겨난 새로운 지각판(버마판)의 지반 자체가 매우 연약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정한 지진에너지가 쏠리는 정도가 달라지거나 발산되는 지역이 달라졌을 뿐 지구 차원의 지진에너지 총량이 변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00년 동안의 지진 기록들= 지난 100년 동안 가장 규모가 컸던 지진은 1960년 칠레에서 일어났던 규모 9.5의 지진으로 조사됐다. 당시 이 지진파는 며칠 동안이나 지구를 휘돌아 세계 곳곳에서 관측됐다. 그동안 지진이 가장 잦은 곳은 알래스카로 꼽혔다. 이곳은 거의 해마다 규모 7 정도의 지진이 일어났으며 14년에 한번씩 규모 8 이상의 대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00년을 통틀어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지진은 28만여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지난해 12월26일의 수마트라 강진과 지진해일(쓰나미)이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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