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사박물관에 전시된 여러 형태의 말 안장들. 황석주 기자
|
[미술관 옆 박물관] “아빠, 왜 우리가 기마민족이예요?’ 우리 민족과 말은 어떤 관계였을까. 만주벌을 넘어 중국대륙을 누비던 민족의 웅대한 기상 뒤에는 수많은 말들의 ‘노고’가 있었다. 현대의 교통·통신 수단 때문에 대로에서 사라진 말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경기 과천시 경마공원(경마장)을 찾으면 이런 궁금증을 어느정도 풀 수 있다. 1988년 9월 한국마사회가 세운 이 곳에는 군사(전마), 교통(승용마), 통신(파발마), 농업(농경마)의 수단이었던 말에 관련된 갖가지 물건들이 보존돼 있다. 경마장 본관 옆 붉은색 건물인 ‘마사박물관’에 들어서면 돌을 깎아 만든 말이 호위하듯 서서 사람들을 맞는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다갈색의 말 한 필을 근대적인 입체감을 넣어 그린 커다란 <준마도>가 눈에 들어오고, 바로 옆에는 실제 말 꼬리와 갈기, 편자(말굽에 부착하는 도구)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직접 만져볼 수도 있다. 국내 하나뿐인 말 박물관
안장·마패등 자료 1335점
쉬는날 없고 관람요금 ‘공짜’ 120여평의 전시실에는 말 안장과 발걸이, 방울 등 ‘말갖춤’과 말조각 등 다양한 말 관련자료 1335점이 26개 진열장에 전시돼 있다. 선사시대 유물 5점, 삼국시대 유물 66점, 통일신라시대 유물 4점, 고려시대 유물 12점 등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진귀한 말 문화와 관련된 자료가 소장돼 있다. 또한 부패한 관리를 벌주던 암행어사들의 마패와 말 우표, 동전, 조선 때 장수들이 말을 타며 입었던 갑옷과 투구 등도 눈길을 끈다. 이밖에 조선시대 말 관련 의학서적인 <마경초집언해>는 물론 1900년대를 전후해 우리나라 전체에 흩어져 사육되던 말의 종류와 형태를 표시한 <각도마필분포도>도 볼 수 있다.
마사박물관 큐레이터 김명희씨는 “연간 6만5천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고 있는데 관람객이 요청하면 정확한 안내를 들으며 40분 정도 구경할 수 있다”면서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만화로 보는 박물관 책자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다. 쉬는 날과 관람 요금은 없고 겨울철(11월~2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과천/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 어떻게 갈까=지하철 4호선 경마공원역에서 내려 걸어서 6분거리에 있으며, 승용차로는 서울 양재역이나 사당역에서 15분 가량 걸린다. (02)509-1285. ■ 주변 놀거리와 볼거리 =전철역으로 한 정거장 더 가면 서울랜드가 있는데, 요즘은 눈썰매를 즐길 수 있다. 또 서울랜드 옆 국립현대미술관을 찾아가면 한국 근·현대 미술은 물론 세계 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