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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수도 도하에 들어선 에듀케이션시티 들머리에 중동지역에서 가장 큰 국립컨벤션센터가 세워졌다. 올가을 개장할 예정인 이 센터에는 4만㎡의 전시공간과 7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회의공간이 마련된다. 입구 디자인은 카타르 상징물인 시드라 나무를 250m짜리 철근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옥상에는 3600㎡의 태양전지판이 설치돼 전체 에너지의 13%를 충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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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팔아 사이언스파크 등 조성…한국 규모의 4배 넘어
GDP 2.8% 연구개발 투자…미·유럽 명문대 유치도 정성
카타르 과학벨트 건설 한창
한여름 체감온도가 50~60도를 오르내리는 ‘열사의 나라’ 카타르는 온통 건설중이었다. 지난달 말 찾은 수도 도하의 외곽에는 우리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의 4배가 넘는 1500만㎡의 땅에 ‘에듀케이션시티’와 ‘사이언스파크’가 들어서고 있었다.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은 2008년 ‘카타르 국가비전 2030’을 발표하고 우리의 과학벨트를 빼닮은 과학·교육·예술·산업의 융복합 도시 건설에 나섰다. 하마드 국왕이 천연가스와 원유를 팔아 마련한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1995년 설립한 카타르재단이 공식 건설자다. 재단 회장은 하마드의 둘째 부인인 모자 빈트 나세르 왕비가 맡고 있다. 지난달 27일 에듀케이션시티 안 스튜던트센터에서 열린 ‘세계과학기자콘퍼런스’에서 무함마드 파트히 사우드 카타르재단 이사장은 “재단은 탄소경제에서 지식경제로 전환하는 엔진 구실을 할 것”이라며 “(서구 과학혁명의 토대였던) 9~13세기 아랍 과학의 부흥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아랍권 연구개발 중심지 희망 인구 170만명(미국 중앙정보국 추정 85만명), 면적 1만1400㎢(전라남도 크기), 1인당 국내총생산(GDP) 6만9천달러(2009년 세계은행)의 강소국인 카타르는 2006년부터 국내총생산의 2.8%를 국가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35억달러(약 4조2천억원)에 이른다. 연구개발은 카타르연구소, 시드라의학연구소, 사이언스파크, 카타르국립연구재단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건강의료, 에너지, 정보통신 및 환경과학이 중점 분야로 꼽힌다. 천문학 등 기초과학 연구에도 힘을 쏟고 있다. 카타르행성탐사단 설립자인 칼리드 수바이 카타르재단 연구협력조정본부장은 한국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외계태양계에서 행성 1개를 찾아 ‘카타르’라 이름 짓고 2개의 행성을 더 찾아내 오는 9월께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며 “한국에서 20㎝짜리 천체망원경을 구입해 사막연구소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위성제작업체인 쎄트렉아이가 두바이에 인공위성을 수출한 사실을 언급하며 우주천문 분야에서 한국과 연구협력에 나설 의향이 있음을 나타냈다.
카타르재단은 지금까지 3억달러(약 3600억원)를 들여 연구개발 허브 및 자유무역지대인 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해 고급자동차업체 롤스로이스와 윌리엄스포뮬러원, 네트워크회사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유치했다. 또 79억달러(약 9조5천억원)를 투자해 412개 병상의 시드라의학연구센터를 건설 중이다. 내년에 문을 여는 이 병원은 서울아산병원과 협력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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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글·사진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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