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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3 22:46 수정 : 2005.01.03 22:46

교육예산 처리 방침 7년째…학생당 1만원꼴 지원 1학기면 동나

초등학교 학습준비물을 교육 예산으로 마련하겠다는 교육부 방침이 시행된 지 7년이 지났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여전히 학부모들한테 학습 준비물을 떠 넘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과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구지역 대부분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갖가지 학습준비물을 가정에서 준비해 오도록 하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대구지부에서 조사한 내용을 보면, 학교에서 알림장을 통해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학습 준비물은 각 초등학교에서 골판지·마분지·색종이·찰흙 등 미술도구부터 실로폰·멜로디언 등 악기, 각도기와 콤파스까지 몇백원에서 1만원이 넘는 준비물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초등학교 1학년 과정에 필요한 학습준비물은 105 가지, 2학년 175가지, 3학년 163가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역 초등학교에서는 지난해까지 대구시교육청 학습준비물 지원 계획에 따라 한 해 학생 한 명에 1만원 꼴로 한 학급에 38만원으로 예산을 짰다. 대부분 학교에서 학기초에는 교사들이 요청하는 학습 준비물을 단체로 사서 마련하지만, 2학기에 들어서면 교사들이 학습 준비물 구매를 요청해도 예산 부족으로 준비하지 못하기 일쑤다.

이렇다 보니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가정에서 준비물을 챙겨오라고 할 수 밖에 없고, 부담은 고스란히 학부모들에게 떠넘겨진다.

2학년 자녀를 둔 김아무개(41·대구시 동구)씨는 “거의 매일 알림장에 준비물이 적혀있다”며 “말로는 의무 교육이라고 하지만 가뜩이나 쪼들리는 살림살이에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학부모들이 학습준비물에 부담을 느끼면서, 일부 교사들은 꼭 필요하지만 값비싼 학습준비물은 여럿이 나눠쓰거나 학습도구 없이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31)는 “가정 형편 때문에 학습준비물을 챙겨올 수 없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매일 학생들에게 준비물 얘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다”며 “수업의 질을 생각한다면 학교 예산 가운데 학습 준비물 예산을 우선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전국에서 학생 한 명에 1만원으로 예산이 정해져 일부 학습 준비물을 학생들에게 준비시킨 게 사실”이라며 “올해는 교육부에서 학생 한 명에 2만원으로 예산을 편성하라는 방침이 정해져 지난해 보다는 학부모들이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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