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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생명의 진화관을 찾은 한 가족이 스테고사우르스 공룡 모형을 구경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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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박물관] 타임머신 승차권이 3천원이라고? 서울 서대문구 안산 기슭에 위치한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은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사박물관이다. 공룡 골격과 발자국, 암모나이트와 같은 고생물에서 21세기 한강을 유영하는 토종 어류까지 1만여 점을 수집해 그 가운데 3천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공룡과 관련된 전시물은 10여 종. 하지만 쏟아 부은 돈과 정성은 다른 전시물을 압도한다. 문을 연 관람객을 처음 맞는 건 육식공룡 아크로칸토사우루스(전기 백악기)의 9m에 이르는 거대한 골격이다. 백두성 학예사는 “2억여 원이 든 박물관에서 가장 비싼 전시물”이라고 소개했다. 진짜 뼈는 아니지만, 미국에서 판권을 사들여 복제품을 제작했다. 다른 공룡 골격들도 마찬가지다. 생명진화 신비 담은 전시품 1만여점 보유
제작비 2억원 집채만한 공룡뼈 복제품 눈길 관람의 시작점인 3층 ‘지구환경관’에 올라가면 후기 백악기에 살았던 가장 긴 목과 꼬리를 가진 길이 13m의 수장룡, 에라스모사우루스의 골격이 버티고 있다. 유명한 공룡학자인 에드워드 코프가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발견한 골격의 복제품이다. 애초 코프는 76개의 목뼈를 짜 맞추다가 원형을 잘못 파악해 두개골을 꼬리에 붙였다고 한다. 나중에 이 사실이 코프의 동료인 오스니엘 마시에 의해 밝혀지면서, 절친하던 두 사람은 등을 돌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 뒤로 코프와 마시가 공룡 발굴로 경쟁을 벌이면서 연구 성과가 축적됐으며, 공룡학자의 맞수로 불리고 있다.
대부분의 공룡 전시물들은 2층 ‘생명진화관’에 몰려 있다. 후기 쥐라기에 살았던 스테고사우루스는 가장 ‘머리가 나쁜’ 공룡이다. 6~7m에 이르는 몸집(3.3t)에 비해 뇌(60g)가 호두알 만해, 발견 당시 학자들은 “이렇게 작은 머리에서 나오는 지능으로는 큰 몸집을 움직일 수 없다”며 “척추 부근에 제2의 뇌가 존재할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이밖에 두께 20㎝의 머리뼈로 상대방을 공격해 ‘박치기 공룡’이라 불리는 파키케팔로사우루스, 1971년 몽골 고비사막에서 통째로 발견된 벨로키랍토르(벨로시랩터)가 프로토케라톱스를 공격하는 모습을 담은 골격도 눈길을 끈다. 이밖에 암모나이트, 삼엽충, 실러캔스 등 생물 교과서에서 그림으로만 봤던 고생물들의 화석을 직접 볼 수 있다. 어떻게 즐길까=관람 동선은 1층 중앙홀에서 3층→2층→1층을 따른다. 지구의 탄생부터 고생대, 중생대, 현생에 이르는 시간 순서다. 인터넷 사이버전시관(namu.sdm.go.kr)에서는 현장에 설치된 카메라를 돌리며 전시물을 관찰할 수 있다. 언제, 어떻게 갈까=오전 9시에 열어 오후 5시에 닫는다. 매주 월요일과 1월1일은 휴관. 어른 3천원, 청소년 2천원, 어린이 1천원.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간선버스 110번, 지선버스 7720번을 타거나 3호선 홍제역에서 지선버스 7738, 7739번을 탄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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