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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4 22:31 수정 : 2005.01.04 22:31

4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에서 스리랑카 노동자들이 거리 모금에 나섰다. 길을 가던 한 시민이 아이의 손에 돈을 쥐어준 뒤 번쩍 안아들자 어린이가 모금함에 성금을 넣고 있다.



“지진·해일 피해입은 고국 돕자”

대구에 사는 스리랑카 노동자들이 지진과 해일 피해를 입은 고국의 동포들을 도우려고 거리로 나섰다. 4일 오후부터 대구시 중구 동성로에서 스리랑카 노동자 스무명이 ‘지진·해일 피해를 입은 나라를 도와달라’는 펼침막을 들고 모금을 시작했다.

이들은 지나는 시민들에게 필요한 구호품 목록을 실은 전단지를 나눠주며 도움을 호소했다.

스리랑카 메릴 지역에 사는 형의 집이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는 디라(42)는 “한국인들에게는 차 한 잔 값이지만 고국에 있는 이웃들에게는 삶의 희망이 될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스리랑카 노동자들이 이날 거리에 전시해놓은 사진들은 유례없는 재앙의 참상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지나는 시민들의 발길을 잡았다. 길을 가던 중·고교생들과, 엄마 손을 잡은 어린이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호주머니를 털어 모금함에 정성을 보탰다.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에서 파악한 현황을 보면, 대구·경북 지역에 있는 스리랑카 노동자의 가족 가운데 이번 재해로 숨진 사람만 34명에 이르고, 피해지역의 가족 대부분이 집이 부서져 삶의 터전을 잃었다. 헤파스는 이번 지진·해일로 부모님을 포함해 가족 20명을 모두 잃었다.

이런 소식을 전해 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지난달 말부터 대구 성서·논공공단, 경북 구미와 왜관 등에서 지역별로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스리랑카 뿐만 아니라 베트남, 중국 아시아 지역 노동자들이 국적을 가리지 않고 함께 나서 현재까지 150만원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는 이달 말까지 각 지역별 모금과 거리 모금을 합해 스리랑카 대사관을 통해 피해 지역에 건넬 계획이다. 현금 뿐만 아니라 의약품과 여름 옷, 문구류, 생필품, 식기류 등도 함께 접수를 받고 있다.(053)653-0696.

대구/글·사진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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