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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4 22:37 수정 : 2005.01.04 22:37

부산 지역 의료봉사단체인 한국기독교청년회 그린닥터스가 파견한 의료진들이 지난 1일부터 스리랑카에서 해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골 지역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그린닥터스 제공

휴대 전등 켜고 긴급진료
“전쟁 폐허보다 더한 참상”

“전쟁의 폐허도 이보다는 심하지 않을 겁니다.”

스리랑카에 의료봉사단을 이끌고 다녀온 부산지역 의료지원단체인 한국기독교청년회(YMCA) 그린닥터스 정근(44) 사무총장의 말이다.

그는 지난 1일 의료봉사단 15명을 이끌고 스리랑카에서 최대 해일 피해지역인 골에 도착해 의료봉사활동을 펼치다 3일 밤 돌아왔다. 나머지 의료진들은 현지에 남아 봉사활동을 계속 펼치고 있다.

그는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골까지 가는 170㎞ 구간은 전지역이 폭탄에 맞은 듯 부서져 배는 땅위에 뒹굴고 기차는 바다에 쳐박혀 있었다”며 “산부인과병원에서 산모 50여명이 모두 숨지는 등 엄청난 피해를 당한 골에는 주검이 쌓여있는 시내 곳곳에 까마귀가 날아다니고 악취로 길거리를 걸어다닐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해일이 밀려올 당시 많은 사람들이 단지 신기하게만 생각해 큰 파도를 구경하기 위해 바닷가로 나갔다고 한다. 밖에 나간 사람은 모두 숨졌고, 집 안에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들도 목숨만 건졌을 뿐 대부분 심한 상처를 입은 상태다.

그린닥터스 봉사단은 도착 즉시 부서진 책상과 의자를 모아 긴급진료소를 열고, 길바닥에 약국을 차렸다. 매일 1천명 이상의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밥 먹을 시간도 없다. 밤에는 휴대용 전등을 켜고 진료를 하는 형편이다.

식수·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구호물품을 탈취하는 일이 잇따라 일어나고, 눈병과 설사 등 수인성 전염병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의료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구호물자는 계속 들어오고 있지만, 사망자의 수십배에 이르는 환자들을 치료할 의료진이 없기 때문이다.


정근 사무총장은 “스리랑카 골 현지에는 태어나서 의사를 처음 보는 사람들도 허다할만큼 의료수준이 뒤떨어져 있었다”며 “돈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술로 이들을 돕는 것이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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