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24 11:23
수정 : 2019.12.2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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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키다리아저씨’가 2300만원을 기부하고 대구공동모금회 직원들에게 써 준 자필메모지와 수표. 대구공동모금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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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주소·직업 몰라…“금액 적어 미안”
2012년부터 8년동안 9억8천만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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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키다리아저씨’가 2300만원을 기부하고 대구공동모금회 직원들에게 써 준 자필메모지와 수표. 대구공동모금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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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성탄절을 앞두고 대구 ‘키다리 아저씨’가 찾아와 2300만원을 기부하고 사라졌다. 지난 23일 오후7시 ‘키다리 아저씨’가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의 한 제과점에서 대구공동모금회 직원들을 만나 2300만원을 건네주고 돌아갔다. ‘키다리 아저씨’는 “(매년 1억원이 넘는 돈을 기부했지만) 올해는 금액이 적어 미안하다. 나누다 보니 그렇게됐다. 이미 가족들의 이름으로 1억원을 기부해 금액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친을 일찍 잃고 19살에 가장이 되어 가족들을 먹여 살리다 보니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애환을 잘 알고 있다. 이 돈을 꼭 필요한 이웃들에게 전달해달라”고 당부했다. 자리를 함께한 그의 부인도 “승용차도 10년 이상 타며, 우리 부부가 쓰고 싶은데 쓰지 않고 소중하게 모았다. 아직도 갖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나눔의 즐거움에는 비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키다리아저씨는 2012년부터 매년 성탄절 전 대구공동모금회에 성금을 기탁해왔다. 8년동안 9차례에 걸쳐 모두 9억8천만원을 기부해 대구에서 역대 개인 기부액수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이다. 대구공동모금회쪽은 “키다리아저씨에 관해서는 이름, 주소, 직업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다만 70대 남성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희정 대구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키다리아저씨의 뜻에 따라 대구에 사는 소외된 이웃들에게 성금을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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