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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도살장 옆에서 구조된 검은 닭 ‘오닉스’는 임시보호처에 도착해 모래를 만나자 본능적으로 모래 목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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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통신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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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도살장 옆에서 구조된 검은 닭 ‘오닉스’는 임시보호처에 도착해 모래를 만나자 본능적으로 모래 목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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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살장 앞에서 살아온 닭들 우리가 오닉스가 만난 것은 개 도살장이었다. ‘나무에 개를 매달아 죽이는 사람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를 하러 간 곳이기도 했다. 도살장에는 허리도 제대로 펴지 못할 만큼 낮은 무쇠 뜬장과 대소변으로 질퍽거리는 땅 위에 개들이 지내고 있었다. 비위생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이 활동성 많은 동물인 개에게는 너무 끔찍한 환경이었다. 닭들은 개들 옆의 작고 낮은 사육장에서 지내고 있었다. 고물과 펜스가 얼기설기 쌓아놓은 한 평 한 평 공간, 허리를 숙여 그 안을 들여다보니 코를 찌르는 악취 속에 닭들이 침입자를 경계했다. 바닥에는 닭들의 오물과 음식물쓰레기가 한데 섞여 썩어가고 있었다. 사육장 구석에는 쥐의 사체도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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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들은 도살장 옆 낮은 작고 낮은 사육장에서 지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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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들은 도살장 옆 낮은 작고 낮은 사육장에서 지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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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보호소로 옮겨간 닭들 도살장 주인에게 개들의 구조와 도살장 철거를 설득하면서 닭들의 소유권도 함께 받아냈다. 활동가가 그 오물더미 사육장으로 들어가자 닭들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구석으로 도망갔다. 제일 먼저 포획된 닭은 오닉스였다. 그 애는 날개와 몸통을 붙잡혀 바깥으로 꺼내졌다. 고개를 조금씩 까딱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는 오닉스의 눈동자가 햇볕을 받아 빛났다. 온몸에 오물을 묻혀 꾀죄죄한 꼴은 여전했지만, 바깥에 나온 것만으로도 훨씬 나아 보였다. 오닉스가 도살장 밖으로 나온 이후로 다른 닭들의 구출도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잡힌 갈색 깃털의 작은 닭 오팔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도살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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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가 닭 ‘루비’를 구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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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보호처로 이동을 기다리고 있는 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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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가 듬뿍 깔린 사육장에 도착하자 닭들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자연스레 모래를 뿌리며 목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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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이란 이름에 가려진 닭의 삶 생명으로서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삶의 권리를 되찾는다는 것은 너무나 축하할 일이다. 닭들의 자연수명은 십 년에서 삼십 년에 이르는데, 우리는 이제 이들에게 오랜 시간을 함께할 가족을 찾아줄 준비를 하고 있다. 가족을 찾지 못할지언정 우리가 그들의 삶을 지켜주는 울타리가 되어준다면, 닭들도 만족스럽게 여생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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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비닐하우스 안에는 닭들을 위한 모래와 톱밥이 넓고 푹신하게 깔려 있었고, 오닉스와 그 가족을 위해 별도로 분리된 사육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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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 깨끗한 물을 마시는 오닉스는 무척 기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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