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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4.20 14:58 수정 : 2014.04.20 21:13

<아사히 신문> 지면

2009년 침몰 ‘아리아케호’ 인양 과정 통해 분석
“세월호는 주검 유실 가능성 커 배 절단 어려워”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인양이 세계 해난 역사상 가장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0일 일본 해상 전문가들을 인용해 “세월호(6825t)의 길이는 146m로 50층짜리 건물이 옆으로 누워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인데다 배에 바닷물이 들어가 더 무거워져 있다”며 “여러 대의 크레인으로 선체를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균형이 무너지면 배가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세월호 주변에는 5대의 크레인선이 출동해 있으나 배 안에 살아 있을지 모르는 이들을 구조하는 것을 목표로 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본격적인 인양 작업이 시작되려면 더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배를 인양하려면 잠수부들이 바닷 속으로 들어가 단단한 체인으로 배를 동동 감아 고정한 뒤 여러 대의 크레인으로 균형을 맞춰가며 들어 올려야 한다. 야마다 요시히코 도카이대학 교수(해양안전)는 “크레인으로 선체를 고정한 뒤 구멍을 내 선내를 조사하는 게 우선이다. 그후 배를 잘라서 인양할지 그대로 인양할지 결정해야 한다. 적어도 한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여객선의 인양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2009년 11월 일본 미에현 앞바다에서 침몰한 아리아케(7910t)호의 인양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리아케호도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내부에 실려 있던 컨테이너 등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배가 복원력을 잃고 옆으로 쓰러져 침몰했다. 세월호와 달리 탈출이 재빠르게 이뤄져 승객 7명을 포함한 29명의 탑승자 전원이 헬기 등으로 무사히 구조된 바 있다.

그러나 인양은 쉽지 않았다. 인양 담당 업체는 배를 4등분으로 잘라 인양하기로 결정하고 작업을 시작했지만, 2010년 3월 선수와 선체 앞부분이 5m의 강한 파도를 맞고 절단돼 깊이 20m 해저에 다시 가라앉았다. 이 과정에서 배의 화물과 기름이 유출돼 주변 어장에 적잖은 피해를 입혔다. 결국 가라앉은 부분을 다시 50~100t짜리 덩어리로 잘라 인양하는 과정을 통해서 결국 침몰된 지 1년이 훨씬 지난 2010년 12월에야 인양작업이 마무리됐다.

세월호는 이보다 조건이 훨씬 나쁘다. 인양의 편의성을 위해 배를 절단하면 주검이 훼손 또는 유실될 수 있어 배를 통째로 들어 올려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신문은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인양은 인명 구조를 포기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유족들의 동의가 필요한) 고도의 정치 판단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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