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 수색 더 오래 하려
잠수사들 ‘감압 정지’도 못지켜
몸에 쌓인 질소 안빼면 생명 위험
정부 “잠수부 안전대책 강구”
세월호 침몰 9일째를 맞은 24일 오후, 민간 바지선인 1117t급 리베로호 갑판 위에서 잠수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날이 비교적 물살이 약해지는 ‘소조기’의 마지막 날이기 때문이다. 토요일(26일)부터는 기상이 나빠질 것이라는 예보도 잠수사들의 마음을 다급하게 만들었다. 갑판 곳곳에는 잠수복과 각종 다이빙 장비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현장에 추가로 투입된 리베로호는 기존 바지선과 달리 잠수병 치료와 예방을 위한 감압 체임버를 보유해 더 효율적이라는 게 해경 쪽 설명이다. 사고 초반 잠수사들은 휴식과 식사를 해군과 해경의 경비함에서 해결했고, 작업 중간에는 잠수에 부담이 덜 되면서도 열량이 높은 초코파이와 빵, 과일로 허기를 달래 왔다. 하지만 사고 지점 바로 옆에 정박한 바지선은 휴식을 위한 수면실과 침실, 조리실을 갖추고 있다. 민간 잠수사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이 바지선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구조 및 탐색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잠수사들의 안전을 위한 규정은 온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 통상 잠수부들은 작업을 마친 뒤 감압병을 예방하기 위해 천천히 상승해야 하고, 5m 수심에서 일정 시간을 머무는 ‘안전 정지’를 한다. 잠수하는 과정에 몸 안에 축적된 질소를 빼내기 위해서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깊은 수심에서 몸 안에 쌓인 질소가 기압이 낮아지면서 기포로 변해 팽창하고, 혈관이 막혀 마비가 오거나 심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다. 하지만 급박한 구조 현장에서는 ‘안전 정지’조차 못 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특히 공기통 방식을 사용하는 잠수사들은 한계 이상으로 수중 작업을 계속하다 급하게 상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23일에도 민·관·군 합동구조팀 잠수사 10명이 마비 증세와 피로 누적으로 청해진함과 평택함에 있는 감압 체임버에서 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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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잠수사(머구리)가 24일 오전 전남 진도군 병풍도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수색을 위해 바다로 뛰어들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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