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후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임시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인근 고잔초등학교 운동장을 메우고 있다. 이날까지 닷새 동안 합동분향소에는 16만여명이 찾아와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안산/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
안산 분향소 추모객들 발길 이어져…닷새 만에 16만명 다녀가
“이 많은 아이들의 영정을 가까이서 보니 가슴이 터질 것 같아”
정현숙(53·서울시 은평구)씨는 27일 오후 2시30분께 눈물을 닦으며 경기 안산 올림픽기념관(체육관)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임시 합동분향소를 걸어나왔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지만, 우산을 써야 한다는 생각도 잊은 채 비를 맞으며 눈물만 훔쳤다. 서울에서 두 시간을 승용차와 전철을 번갈아 타고 안산에 와, 또다시 두 시간을 줄을 서서 기다려 세월호 희생자들을 조문하고 나오는 길이었다.
그는 “아이들의 영정을 가까이서 한꺼번에 보니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화장도 하고 데이트도 하고 싶었을 텐데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고통스럽게 죽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울먹였다.
지난 23일 올림픽기념관에 임시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이후 첫 일요일인 27일, 안산은 하루 종일 비와 눈물이 뒤섞였다. 임시 합동분향소부터 고대 안산병원까지 1㎞가량의 인도는 조문객의 우산으로 가득 메워졌다. 26일부터 조문객들이 늘어나면서, 임시 합동분향소에 들어가려면 근처 고잔초등학교 운동장에 늘어서 있는 줄을 7~8바퀴 돌아야 할 정도다. 27일까지 임시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16만명을 훌쩍 넘었다.
현재 희생자 143명의 영정과 위패가 있는 임시 합동분향소는 28일 밤 12시까지만 문을 연다. 29일 오전 10시부터는 단원구 화랑공원에 설치되는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을 맞는다.
|
27일 오후 3시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문을 연 세월호 희생자 추모 ‘합동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