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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 2학년 전아무개군의 부모가 운영하는 세탁소 앞. 세월호에 타고 있다 실종된 아들을 기다리는 부모가 진도로 내려가 현장에서 아들의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사이 세탁소 출입문과 유리창 등에는 이웃 주민, 친구들이 전군의 무사 생환을 바라는 글귀들을 붙여 놓았다.
안산/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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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자영업자 ‘특별휴가’ 안돼
수습 늦어질수록 생계난 깊어져
“회사에서 소식 없냐고 전화오는데 고맙지만은 않아요. 차마 출근하라고 말은 못하는데, 어서 일하러 나오라는 것 같아 부담돼요.”
28일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서 만난 실종 학생의 아버지(53)는 경기 시화공단과 안산공단으로 일을 나가는 일용직 노동자다. 늦게 얻은 외동딸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회사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13일째 일을 나가지 못한 탓이다.
부모와 오빠가 숨지거나 실종된 상태에서 홀로 구조된 권아무개(6)양의 큰아버지(59)씨도 13일째 체육관에 머물고 있다. 사고 이후 버려두다시피 한 서울의 건강식품판매점은 아내가 맡아 보고 있다. 권양 엄마의 주검은 수습했지만 아빠와 오빠는 아직 실종 상태다. 큰아버지 권씨는 “둘이 아직 바다에 있다. 다 찾을 때까지 여기 계속 머물러야 하는데, 그때까지 가게 영업은 사실상 포기 상태다. 특별휴가는 회사 다니는 사람들한테나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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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단원고 2학년 전아무개군의 부모가 경황없이 진도로 떠나면서 세탁소 유리문 안쪽에 붙여놓은 짤막한 휴업 안내 쪽지. '내일까지'라던 세탁소 휴업 기간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조승현 기자 sh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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