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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5일 연희동의 한 녹음실에서 음악가 10명이 모여 세월호 추모곡 ‘다시, 봄’을 노래하고 있다. ‘다시, 봄 프로젝트 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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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음반 잇단 발표
‘작은 리본’ 낸 가수 조동희
뮤직비디오에 아이들 음성 담아
말로·요조 등 15명 음악인 모여
‘다시 봄’ 함께 노래하기도
참사 1년, 배는 아직도 떠오르지 않았다. 빈 제삿상 앞에 서는 심정이 무참하지만 입을 다물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가수 조동희의 ‘작은 리본’, 록밴드 폰부스의 ‘파도에 꽃들’, 15명 음악인이 함께 만든 ‘다시, 봄’….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나온 추모곡들은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담아 “남겨진 이의 존엄을 되찾기 위해”(가야금 연주자 정민아) 힘껏 노래한다.
지난해 홍대앞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거리공연을 했던 싱어송라이터 조동희는 “살아 남은 아이들을 걱정하며” 다시 기타를 들었다. 10살 아들 쌍둥이와 11살 딸의 어머니기도 한 조동희가 어머니의 마음으로 쓴 가사에 작곡가 김창기가 곡을 붙이고 배영경이 기타 반주를, 이소림이 오보에 멜로디를 넣었다.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편집했던 현진식 감독은 이 노래에 자신이 찍은 세월호 관련 영상을 얹어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작은 리본’ 뮤직비디오는 아이들이 깔깔 웃는 소리로 시작한다. 세월호에서 희생됐던 아이들이 생전에 찍은 동영상에서 따온 소리다.
‘작은 리본’은 “미안해 미안해 어느새 흐려져. 사는 게 그리 쉽지 않네”라고 노래하지만 뮤직비디오 마지막 장면은 우리가 도저히 잊을 수 없는 크기의 슬픔을 보여준다. 세월호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 세워진 295명 영정사진은 너무나 넓고 길어서 도저히 카메라 안에 한데 담기지 않았다. 감독은 할 수 없이 100여장으로 나누어 사진을 찍어 일일이 이어붙였지만 노래가 끝나도록 미처 들어가지 못한 영정사진이 많이 남았다고 했다. 여러 예술가들이 대가를 받지 않고 품앗이해서 만든 이 노래와 영상은 16일부터 여러 음원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배포된다. “많이 듣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교통사고로 그 많은 아이들을 잃었던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는 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 조동희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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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동희의 ‘작은 리본’(위), 15명 음악인이 함께 만든 ‘다시, 봄’(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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