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3.23 16:12
수정 : 2017.03.23 17:33
|
22일 세월호 원주대책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 정용순씨가 강원도 원주시 행구동에서 찍은 ‘세월호 리본 구름’. 정용순씨 제공
|
원주에서 22일 저녁 6시30분께 여러 시민들 촬영
기상청 “이 구름은 권운(卷雲)…형태가 신기한 편”
|
22일 세월호 원주대책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 정용순씨가 강원도 원주시 행구동에서 찍은 ‘세월호 리본 구름’. 정용순씨 제공
|
“처음엔 구름을 보고 자연의 신비한 현상일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어떤 비행사가 세월호 인양을 기념해 일부러 하늘 위에 저런 구름을 그려놓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2일 강원도 원주시에 사는 정용순씨는 저녁 6시30분께 퇴근길에 운전을 하다가 신호대기 중 하늘을 보고 깜짝 놀라서 얼른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이댔다. 도로변 건물 위 하늘에 ‘세월호 리본’이 걸려 있는 걸 발견한 것이다. 그가 본 것은 세월호 리본 모양을 한 구름이었다. 구름은 어스름한 저녁 하늘에 노란빛을 띄고, 거꾸로 서 있는 리본 형태로 걸려 있었다.
그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모임인 세월호 원주대책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사진을 세월호 원주대책위 SNS 방에 게시하자, 회원들 사이에선 “아,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세월호 인양한다니까 저렇게 (하늘이) 보여주는 것 같다”라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세월호 인양이 시작된 22일 하늘에서 포착된 ‘세월호 리본 구름’은 하늘의 선물일까. 이날 온라인에서는 이 구름 사진 여러 장이 공유되며 화제를 모았다. 23일 오후, 포털 뉴스 실시간 검색어 1위에도 ‘세월호 구름’이 올랐다. 선명한 리본 모양에 몇몇 누리꾼들은 ‘합성’이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지만, 모두 강원도 원주시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2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이종격투기 카페’에 한 누리꾼(닉네임 ‘불공평하다’)은 ‘세월호 인양실험 성공적이라는데’라는 제목의 게시글에서 “지금 하늘에 이런 구름이 떠 있네요”라며 강원도 원주시에서 찍었다는 구름 사진을 올렸다. 해 질 무렵 한 건물 위쪽으로 세월호 노란 리본 모양의 구름이 걸려 있는 모습이다. 누리꾼들이 ‘합성이 아니냐’는 댓글을 달자, 그는 “와이프가 찍어서 보내준 것”이라며 아내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오후 6시41분에 게시된 이 글은 현재까지 8만5000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비슷한 시각, 같은 카페 이용자인 다른 누리꾼(닉네임 ‘날아라 콩자반’)도 “원주에 파견 중이신 매형이 보내준 사진”이라며 비슷한 모습의 구름이 찍힌 또 다른 사진을 올렸다. 이 사진을 찍은 시민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회사 셔틀버스에서 내리고 평소 버릇처럼 서쪽 하늘을 바라봤는데 세월호 리본 모양을 한 구름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하늘도 함께 하는구나. 얘들아 집에 가자”(@rh0**) “별이 된 아이들이 세월호를 보기 위해, 친구를 찾기 위해 하늘에 나타났구나”(@assa***) “하늘이 눈 감고 있지 않으시네요. 아이들과 부모님들과 그 아픈 한을 푸는 것은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다”(@sat*********) “무사인양을 바라는 하늘의 뜻”(@long**********) 등 안타까움과 무사 인양을 바라는 마음을 나누고 있다.
‘세월호 리본 구름’에 대해 기상청 대변인실 한상은 기상사무관은 “이 구름은 권운(卷雲)에 해당한다. 권운은 상층에 생기는 구름으로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보통 제트기류에 따라 구름이 나타났다 금방 사라지는데, 이 구름은 일반적인 권운보다 조금 진한 형태를 띄고 있다. 리본 부분의 휘어진 모양도, 권운이 그렇게 많이 휘어지기 힘든데 이 구름은 좀 신기한 모습”이라고 답했다.
김지숙 이유주현 기자
suoop@hani.co.kr
|
포털사이트 다음 ‘이종격투기 카페’에 올라온 ‘세월호 리본 구름’. 카페 게시글 갈무리
|
|
포털사이트 다음 ‘이종격투기 카페’에 올라온 ‘세월호 리본 구름’. 카페 게시글 갈무리
|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