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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 입구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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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가지 말라’ 등 경고 나돌아
사스·신종플루 때 상황 재현 우려
정보·대처법 등 부족 국민 불안 키워
지난주 터키 성지순례를 다녀온 목사 김아무개(43)씨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소식을 접하고 불안해졌다. 함께 간 신도 30여명 가운데 한 명이 귀국 직전 “목이 아프다”고 한 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터키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중동지역(바레인·이라크·이란·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아니지만, 김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신도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몸은 좀 괜찮냐”고 물어봤다.
메르스 감염 확진자가 10여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출처 불명의 괴담까지 스마트폰 메신저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괴담이 메르스를 둘러싼 과도한 불안을 부추겨, 자칫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09년 신종플루(H1N1) 유행 당시의 ‘집단적 공황’이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직장인 김아무개(30)씨는 며칠 전 지인한테서 메신저를 통해 “평택·수원에 메르스 확진자가 나왔다”는 내용의 글을 받았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연히 ‘수원 쪽에서는 나다니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메르스 감염 확진자가 거쳐간 평택·수원의 병원과 서울 여의도의 한 병원 이름과 함께 “해당 병원에는 절대 가면 안 된다”는 경고성 글도 등장했다. 여의도의 이 병원 관계자는 “지난 26일 방문한 환자가 메르스 감염 확진을 받은 것은 맞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글 내용처럼) 병원 내 집중치료시설(ICU)을 폐쇄하지 않았다. 현재 질병관리본부가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대림산업 등 메르스 발생 지역인 중동과 업무 연관성이 있는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메르스 감염 예방 안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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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23일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카타르 도하발 항공기의 특별 검역 상황을 점검하며 열감지 영상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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