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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양성 판정 환자가 사는 전북 순창군 한 마을의 출입을 5일 경찰과 방역 담당자들이 통제하고 있다. 이날 마을 주민이 생필품을 사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 밖으로 나가려다 막히자 심란한 표정으로 서 있다. 국내에서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마을이 통째로 격리된 것은 처음이다. 순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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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확진 환자, 평택성모병원에서 순창 집으로 이동
“의사가 가도 좋다고 얘기해서 22일 모셔다 드렸다”
고열 증상은 4일부터…“고향에 버렸다 악플에 고통”
지난 6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전북 순창군 ㄱ(72·여)씨에게 자가격리 통보도 이뤄지지 않는 등 보건당국의 대응이 매우 허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ㄱ씨는 메르스 첫 환자가 나온 경기도 평택성모병원에서 퇴원하고 순창 집으로 돌아간 뒤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ㄱ씨의 큰아들 ㅊ(48)씨는 7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방광 치료를 끝낸 어머니가 5월21일 평택성모병원에서 퇴원할 때 담당 의사와 상의했고, 의사가 시골에 내려가도 좋다고 얘기해 아내가 22일 자가용으로 집까지 모셔다 드렸다. 당시는 메르스가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으며, 병원에서 자가격리를 통보해주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ㄱ씨는 애초 평택 아들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라는 지시를 받고도 이를 따르지 않고 순창으로 간 것으로 알려졌었다.
ㅊ씨는 “5월28~29일께 질병관리본부(질본)가 평택성모병원 8층에 입원했던 어머니를 역추적해서 알아낸 뒤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이때 전북 순창에 계신다고 얘기했다. 그 뒤 어머니가 고열 증세를 보이기 하루 전인 3일까지 매일 두 차례씩 질본 등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제대로 알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도 왜 자가격리를 무시한 채 무단 이동했다는, 사실과 전혀 다른 보도가 나갔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어머니에게 이상징후가 있다는 것을 지난 4일 알고서 질본, 평택보건소, 순창보건소 등 알려야 할 곳에는 다 신속히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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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전북 순창군 ㄱ(72·여)씨가 입원을 했던 경기도 평택성모병원. 평택/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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