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그리스 수도 아테네 신타그마 광장에서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연장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긴축 반대 및 정부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아테네 시위에 1만3000명 정도가 모였다고 추산했다. 아테네/블룸버그 연합뉴스
|
현재 위기는 트로이카 틀린 처방탓
5년새 GDP 25% 감소…반성도 거부
구제금융 연장안 부결시키는 것은
스스로 미래 만들어갈 기회 얻는 것
그리스 국민투표를 앞두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72)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와 폴 크루그먼(62)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그리스 시민들에게 ‘차라리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택하라’고 조언했다. 세계적 경제학자들이 왜 이런 ‘위험한 제안’을 하는 걸까?
우선 이들은 현재 그리스가 처한 위기는 5년 전 ‘트로이카’(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가 잘못된 처방을 내린 데서 비롯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스티글리츠는 29일 <가디언> 기고문에서 “5년 전 트로이카가 그리스에 강요한 프로그램은 국내총생산(GDP)이 25%나 감소하는 등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다”며 “그 어떤 경기침체도 이처럼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 사례를 본 적이 없다”고 짚었다. 그는 “트로이카가 이전에 내놓은 전망과 모델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인정하지 않고, 이 상황에 대해 어떤 책임도 거부하는 건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트로이카가 2018년까지 그리스 국내총생산의 3.5%에 해당하는 기초재정 흑자를 달성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놀랍다고 지적했다. 트로이카가 지난 5년 동안 그리스 사태를 보고도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그리스가 경제위기를 맞은 2010년 트로이카는 그리스에 강도 높은 긴축을 요구했다. 그리스는 공공부문 임금 동결과 연금 삭감, 증세로 300억유로(당시 44조원)의 정부 지출을 줄이는 긴축안을 마련하고 허리띠를 졸라맸다. 정부 고용률은 25% 이상 줄었고, 연금도 대폭 삭감됐다. 크루그먼은 이날 <뉴욕 타임스>에 “그리스의 방탕함과 무책임성에 대해 당신들이 들어온 내용의 대부분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2000년 하반기 이후 그리스 정부가 행한 모든 긴축정책을 더하면 애초 진 채무를 갚고도 큰 흑자로 돌아섰을 정도”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 조지프 스티글리츠, 폴 크루그먼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