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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한 국정원 직원의 시신이 19일 낮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용인세브란스 장례식장에서 나와 구급차에 실리고 있다.용인/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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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현장 검증”→4일간 관련 기록 삭제→국정원 “파일 공개”
국정원 “복구 가능”…‘20년 베테랑’이 그걸 모르고 지웠다?
“남편이 최근 업무로 힘들어 해”…내부 감찰 등 압박 가능성
지난 18일 숨진 채 발견된 국가정보원 직원 임아무개(45)씨의 유서가 19일 공개됐지만, 사이버 안보 분야 20년차의 베테랑 전문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위 등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임씨가 유서에서 ‘오해를 일으킬’ 자료를 삭제했다고 밝혀, 삭제한 내용과 배경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바로가기 : [전문] 국정원 직원 유서)
■ 떳떳하다며, 왜 극단적 선택을? 임씨는 유서에서 “내국인에 대한 사찰은 없었다. 저의 모든 행위는 우려하실 부분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직원의 의무로 열심히 일했던”그는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임씨의 부인은 18일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최근 업무적으로 힘들어 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아르시에스(RCS)’라 불리는 해킹 프로그램을 해킹 전문업체인 이탈리아 ‘해킹팀’에서 구입한 사실이 알려지고 사찰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이 프로그램 구입과 운영 등을 맡았던 임씨가 국정원의 내부 감찰 등 상당한 압박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국정원은 논란이 커지자 지난 14일 처음으로 “국내용이 아니라 대북용”이라는 해명과 함께 “담당 직원은 그 분야 최고의 기술자”라며 임씨 등 이 프로그램의 운영팀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자신이 한 일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 국정원은 지난 17일 이례적으로 장문의 공식 해명자료를 내어 “국회 여야 정보위원들에게 해킹 프로그램 사용 기록을 보여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임씨는 유서에 “지나친 업무에 대한 욕심이 오늘의 사태를 일으킨 듯하다”고, 자책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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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내곡동 ‘국정원 행킹 사건‘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국정원 들머리 모습.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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