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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 퍼나르기(리트윗)되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내용의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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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체 패러디한 연세대 대자보 제작한 학생 인터뷰
“국정교과서 찬성한다고 했지만 반어법으로 풍자”
“청년·지식인들이 또 다른 메시지 만들어달라”
북한 성명서 문체를 패러디해 작성한 ‘국정교과서에 찬성하는 우리의 립장’이라는 대자보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이 대자보를 쓴 연세대생 박아무개씨는 “대자보를 읽는 이들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하는 일이 북한이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중앙도서관에 부착된 이 대자보는 19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와 ‘클리앙’ 등에 게재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폭발적으로 공유되고 있다.
박씨는 이날 오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쪽에서 ‘북한이 싫다면서 왜 북한처럼 교과서 국정화를 따라하느냐’는 비판을 가장 듣기 싫어하는 것 같았다”면서 “(대자보에서) 국정 교과서를 찬성한다고 주장했지만, 반어법으로 풍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자보를 기획하는 데 꼬박 이틀을 들였다. 그는 “단순하게 ‘저는 국정화에 반대합니다. 왜냐면 북한을 따라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라는 식으로 쓴다면 읽는 사람들에게 크게 반향이 없을 것 같았다”면서 “북한 뉴스 대변인이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대자보를 쓰면, 박 대통령이 추진하는 교과서 국정화가 북한이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점을 읽는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알아챌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대자보에 실명을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메신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2013년에 고려대에서 나온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사회적 이슈가 됐을 때, 보수 언론이 메시지를 못 까니 메신저를 깠다. 대자보를 붙인 학생을 노동당 당원이라고 낙인 찍으면서 결국 본질이 흐려지게 됐고 이번에도 그렇게 되길 원하지 않아 익명으로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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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관련해 북한 성명서 문체를 패러디해 작성한 ‘국정교과서에 찬성하는 우리의 립장’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만든 연세대생의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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