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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한 뒤 대표실을 방문한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 김충배 회장과 임원들을 만나 거수경례로 인사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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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BAR]
‘김해김씨 삼현파’ 후손 기자가
우리 집안 족보가 믿을 만하다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나의 아재뻘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김해김씨 삼현파”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의 아버지는 민족주의자 행적과 친일 행적이 겹치는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이고, 아들은 잘생긴 배우 고윤(본명 김종민)이다. 삼현파 항렬자(돌림자) ‘용’은 김해김씨 시조인 수로왕의 70세손, ‘종’은 72세손에 해당한다. 나의 조부도 ‘용’자를 쓰셨고, 나 역시 돌림자 ‘종’이 들어간 이름이 따로 있다.
김 대표는 29일 오전 경북 경주시 충효동 ‘숭무전’(신라 김유신 장군 위패 봉안 사당)에서 열린 가을 향사에서 초헌관을 맡았다. 김유신은 수로왕 12세손인데 사후 ‘흥무대왕’으로 추봉됐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5월에도 경남 김해 수로왕릉 숭선전에서 가락국 시조대왕 춘양대제 초헌관을 맡아 제례를 봉행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꼭 닮고 싶은 인물을 한 명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흥무대왕 할아버지를 떠올린다”고 했다. “국가적으로 분열된 우리 민족을 최초로 통일시켰다. 이후 대왕으로까지 추존되신 절세의 영웅이다. 신라의 모든 백성을 하나로 뭉치게 하면서 평생 멸사봉공의 자세를 잊지 않았다”고 했다. 여당 대표이자 유력한 대선 주자 후보인 그에게 고대사 속 김유신이 어떤 의미인지 명확하게 다가오는 발언이다.
조상에 대한 흠모가 지나친 탓일까. 무리수가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역사 교과서 국정화 ‘투톱’인 김 대표는 조상을 교과서 국정화의 제단에 올렸다.
김 대표는 “일부 민족주의 사학자들은 국민들에게 민족주의를 심어주겠다는 발상으로 대왕의 민족통일을 왜곡시키기까지 했다. 하지만 역사의 진실은 언제나 바르게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했다. 아마도 삼국통일 과정에서 신라가 외세를 끌어들였다거나 만주 영토를 잃었다는 단재 신채호 등 민족주의 사학자들의 비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흥무대왕의 통일정신을 되살리는 움직임이 있는데 만시지탄이지만 올바른 방향이다. 이는 현재 우리 어린 학생들에게 잘못 가르쳐지고 있는 현대사를 올바른 교과서를 통해 올바른 역사교육을 시키자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했다. 고대사와 현대사 1300여년을 종횡무진하는 스케일은 역시 ‘무대’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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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손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지은 자계서원. 무오사화로 화를 입은 후 서원 앞을 흐르는 냇물이 3일 동안 붉게 변한 데서 ‘자계’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 경북 청도군 이서면 서원리 소재.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83호. 출처: 문화재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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