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 탈당
지난 11월29일 “더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혁신 전당대회’를 제안할 때만 해도 당내에선 그의 탈당을 쉽게 예측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확히 2주 뒤인 13일 안철수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이제 허허벌판에 혈혈단신 나선다”고 선언했다. “탈당만은 말아달라”며 전날밤까지 이어진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설득도 그의 마음을 돌리진 못했다. 탈당선언 50분전 마지막 통화문 “만나서 논의하자”
안 “혁신전대부터 선언하시라” “기자회견 하기 10분 전까지 열어두고 있었다.” 안철수 의원 쪽 관계자는 오전 11시로 예정된 기자회견 10분 전인 10시50분까지 안 의원의 혁신 전당대회 요구에 대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미 오전 10시10분께 안 의원과 문 대표가 15분가량 통화했고, 둘은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평행선을 달렸지만 마지막까지 탈당을 고심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통화는 안 의원이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문 대표의 전화를 ‘콜백’하며 이뤄졌다. 문 대표는 “경쟁하는 전대든, 통합전대든 단합을 과시하는 전대든, 혁신안을 추인하는 전대든 만나서 논의하자”고 했지만, 안 의원은 “혁신전대부터 선언하시라. 혁신 전당대회 대국민 약속이었다. 그걸 천명하지 않는다면 만날 의미가 없다”고 말하며 막판 ‘담판’이 불발됐다고 양쪽 관계자들은 전했다. 탈당 선언이 있기까지 안 의원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핑퐁게임’을 벌여왔다. 시작은 지난달 18일 문 대표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체제’ 제안이었다. 9월 초부터 낡은 진보 청산, 부패척결, 인재영입 등 10대 혁신안을 제시하며 당의 혁신을 주문했던 안 의원에게 문안박 연대는 ‘해답’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문안박 연대만으로는 우리 당의 활로를 여는 데 충분하지 않다”며 “문 대표와 저를 포함한 모든 분이 참여하는 ‘혁신 전당대회 개최’를 제안한다”고 역제안했다. 사실상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각자 가진 혁신안을 두고 경쟁해 새로운 지도체제를 꾸리자는 것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당 안팎에서 그의 탈당을 점치는 목소리는 작았다. 하지만 12월3일 문 대표가 “전당대회는 해법이 안 됩니다”라며 긴급 기자간담회를 여는 순간 안 의원 쪽에선 ‘탈당’ 카드가 떠올랐다. 사흘 뒤인 12월6일 안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혁신 전당대회 거부 결정을 재고해 달라”며 문 대표에게 공을 넘기고 숨을 골랐다.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장고에 들어갔고, 중재안을 마련한 의원들도 그와 연락이 안 돼 문자를 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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