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29 20:47
수정 : 2019.01.2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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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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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십시오”
빈소 찾아 조객록에 글 남겨
길원옥 할머니께 “오래 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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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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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십시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조객록에 이런 글을 남겼다.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징이 된 나비처럼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히 떠나시라’는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전날 별세한 김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문 대통령은 영정 앞에서 절을 한 뒤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 상임장례위원장을 맡은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과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조금만 더 사셨으면 3·1절 100주년도 보시고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서 (이후) 평양도 다녀오실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먼저 조문을 마치고 빈소 옆방에 있던 또 다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에게 찾아가 “오래오래 사십시오”라고 위로하며 25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총 30분간 빈소에 머문 뒤 장례식장을 떠났다.
문 대통령은 조문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할머니의 영면 소식을 전하며 “역사 바로 세우기를 잊지 않겠다. 살아계신 위안부 피해자 스물 세분을 위해 도리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글에서 “1993년 할머니의 유엔 인권위 위안부 피해 공개 증언으로 감춰진 역사가 우리 곁으로 왔다”며 “할머니께서는 피해자로 머물지 않았고 일제 만행에 대한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며 역사 바로잡기에 앞장섰다”고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월4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점심을 같이했지만, 수술을 앞둔 김복동 할머니가 오지 못하게 되자 오찬에 앞서 입원해 있던 김 할머니를 문병해 쾌유를 기원하기도 했다.
김보협 성연철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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