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1.02 14:25
수정 : 2016.11.02 15:23
정병국 “이 대표, 미리 알았나”
이정현 “나중에 말씀드리겠다”
유승민 “당혹스럽다”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왼쪽 두 번째)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 간담회에서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은 물론 집권여당인 새누리당과도 상의 없이 국무총리 인선을 발표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당혹해하고 있다.
청와대가 내각 인선을 발표한 2일 오전 9시30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는 당 지도부와 3선 이상 중진 의원 12명이 모여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하고 있었다. 마침 정병국 의원이 이정현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 대표가 반박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던 때였다. 회의 도중 김병준 국민대 교수가 새 총리 후보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들은 정 의원은 이 대표에게 “대표님은 사전에 아셨나”라고 물었고, 이 대표는 “그건 뭐…,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답을 피했다. 정 의원은 “대통령에게 직언하고 중지를 모으려고 하는데 이런 상황이면 회의가 의미없다고 본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유승민 의원도 회의 뒤 기자들에게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발표 직전 총리 인선을 할 것이라는 얘기를 전해들었고, 누가 지명되는지는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중진회의 뒤 기자들에게 “나도 여기 와서 알았다”라고 말했다. 이정현 대표는 ‘사전에 알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내용들을 다 막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나도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준 교수를 대통령에게 총리 후보로 추천했다. 노무현 정부 때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교수를 야당이 거부하는 건 노무현 정부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병국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최고위원·중진의원들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국가 위기적 상황을 타파하고자 머리를 맞댄 그 상황에서 나온 내각 인사는 당과 국민을 또다시 절망에 빠뜨린 처사였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지도부 일괄 사퇴를 요구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