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1.04 21:00
수정 : 2016.11.04 22:14
“박 대통령 담화, 뉴스 본 게 전부”
사전교감 없었다는 뜻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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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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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 보겠다.”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는 4일 오전 9시20분께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담화문인지 발표하신다고 뉴스에서 본 게 전부”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후보자의 심경을 잘 드러낸 말로 풀이된다.
총리 내정 발표 이후 김 후보자는 사무실 출근 뒤 별다른 일정 없이 정국 구상에 몰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국회에 제출할 인사청문안 준비는 실무팀에서 하고 있으며, (김 후보자가) 총리실 업무보고는 아직 받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김 후보자는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헌법에 규정된 총리 권한을 100% 행사하겠다”며, 사실상 ‘책임총리’를 자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신임 총리 내정 등 정국 운영에 대한 언급을 일체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선 후퇴’ 없이 박 대통령이 직접 정국을 주도해 나갈 뜻을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꼬리를 물었다.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의 담화 발표 방송을 지켜본 김 후보자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생각 좀 해봐야겠다”는 식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기자 간담회를 마치고 오후 4시께 일과를 마감했던 김 후보자는 4일 점심시간 무렵 사무실을 나섰다가 오후 3시가 넘어서야 복귀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오늘 말씀은 (검찰) 수사·조사에 방점을 둔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박 대통령의 사과 담화에도 야권이 총리 지명 철회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김 후보자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아침 출근길에 “지금 야당에 계신 분들을 찾아가서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고, 기다렸다가 이야기하겠다. 인준이 되지 않으면 총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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