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1.14 16:39
수정 : 2016.11.15 00:41
8·15 사면으로 출소한 최태원 SK 회장
지난 2월 박근혜 대통령 비공개 면담
K스포츠 전 사무총장 “최순실씨 지시로
2월29일 에스케이에 80억 투자 유치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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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새벽 검찰 조사를 마치고 지친 듯한 표정으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검찰청을 빠져 나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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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월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을 독대한 사실을 확인하고 에스케이가 최순실씨가 운영하는 케이(K)스포츠 재단 쪽과 ‘뇌물성 거래’를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케이스포츠재단은 박 대통령과 최 회장의 독대 이후 에스케이에 80억원 투자를 요청한 바 있다.
‘최순실 의혹’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는 14일 “최태원 회장이 지난 2월18일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기업 총수 7명을 청와대로 불러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지원을 요청했으나 최 회장은 당시 회삿돈 45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검찰은 당시 김창근 에스케이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대신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확인하고 김 의장도 12일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조사했다. 검찰은 최 회장이 지난해 8·15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뒤 올해 2월에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을 확인하고 김 의장에 이어 최 회장을 13일 오후 소환한 것이다.
박 대통령과 최 회장의 독대는 케이스포츠재단이 에스케이를 찾아 80억원의 투자 유치를 부탁한 시점과 맞물린다. 앞서 정현식 케이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최순실씨가 ‘에스케이와 이야기가 다 됐으니 가서 사업 설명을 하라’고 지시해 2월29일 에스케이를 찾아 80억원 투자 유치를 설명하고 며칠 뒤 안종범 수석한테서 확인 전화가 왔다”고 밝힌 바 있다.(<한겨레> 10월27일치 1면) 그러나 케이스포츠재단과 에스케이간의 투자액에 대한 이견으로 실제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2월말~3월초께 박 대통령을 독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곧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당시 신 회장은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검찰의 내사 대상에 올라 있었다. 롯데는 이미 두 재단에 45억을 출연했지만, 지난 5월 케이스포츠재단에 추가로 70억을 냈다가 6월10일 검찰 압수수색 하루 전날에 돌려받았다.
한편, 검찰은 이날 이미경 씨제이(CJ) 부회장의 경영 일선 퇴진을 강요한 의혹을 받고 있는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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