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1.17 16:59
수정 : 2017.01.1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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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의 비위 의혹을 수사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가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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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철 대변인 브리핑서 밝혀…이재용 기소 전 조사하려는 듯
이 부회장 18일에 구속영장 발부되면 2월7일 전에는 기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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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의 비위 의혹을 수사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가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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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늦어도 2월 초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대면 조사할 방침이라고 17일 밝혔다. 전날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특검이, 이번 사건의 정점인 박 대통령 조사 일정을 공개하는 등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규철 특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아직 접촉은 하지 않았지만, 박 대통령 대면조사는 늦어도 2월 초까지는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대통령 조사 일정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특검팀은 이재용 부회장의 기소 시점을 염두에 두고, 대통령 조사 일정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을 기소하기 전에 뇌물수수 당사자인 박 대통령을 조사해,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내용을 튼튼히 하려는 것이다. 또 이 부회장 기소 내용이 박 대통령 쪽에 사전 노출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18일 진행되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특검은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2월
6일이나 7일 전에는 그를 기소해야 한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약속대로 대면조사에 응할 것으로 보지만 응하지 않더라도 강제조사를 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 조사할 방법은 없다. 아직 특별한 대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또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주도한 의혹을 사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이날 나란히 피의자로 불러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지렛대 삼아 블랙리스트 의혹의 최종 배후로 의심받는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특검팀은 이미 지난달 말 문체부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블랙리스트’ 보고 문건 등 주요 증거를 다수 확보했고, “(블랙리스트가) 김 전 실장을 거쳐 박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이 자택에 대한 특검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증거를 없앤 정황도 포착했다. 이 때문에 ‘법꾸라지’라는 별명이 붙은 김 전 실장과 법조인 출신인 조 장관이 혐의를 마냥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특검팀은 조만간 이들에 대해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지난달 청문회 때 블랙리스트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한 김 전 실장에 대해 위증 혐의로 특검에 고발하기로 했다.
한편 특검은 최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관리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을 피의자로 18일 오전 소환조사한다고 밝혔다. 정씨에게 입시·학사 관련 특혜를 주도록 주도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 김경숙(62) 이대 전 신산업융학대학장은 17일 밤 늦게 구속됐다.
최현준 서영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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