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5.31 22:19
수정 : 2017.06.0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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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이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유진 기자 strongman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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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이재용 부회장 재판서 증언
“마사회 부회장, 이재만하고만 얘기한다고 해”
“최순실에 이력서 갖다준 사람 마사회 부회장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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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이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유진 기자 strongman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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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61)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이재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통해 한국마사회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있단 증언이 31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서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이날 열린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는 지난해 2월 박재홍 전 마사회 승마단 감독이 사직을 종용받았을 당시의 정황에 대해 증언했다. 박 전 감독은 최씨 딸 정유라씨 등이 포함된 승마 선수단을 지원하기 위해 독일로 갔다가 최씨와 갈등을 빚은 끝에 마사회 쪽으로부터 사직을 강요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전무는 “당시 박 전 감독으로부터 마사회와 재계약을 체결한 직후 이유도 없이 사표를 내라고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최씨가 직간접적으로 현명관 마사회장에게 얘기해 박 전 감독을 내쫓으려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전무가 김영규 당시 마사회 부회장을 찾아 경위를 묻자 “회장님 뜻이다. 나도 여러 차례 말했는데 어쩔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는 게 박 전 전무 설명이다. 박 전 전무는 “최서원이 현명관에게 전화한 게 아니냐”는 자신의 질문에 김 전 부회장이 “우리는 이재만 비서관에게서만 전화를 받는다”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전무는 “김 전 부회장이 당황해서 말했다. 그때 처음으로 마사회는 이재만이 담당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증언했다. 이어 “최씨가 비서관들을 손아귀에 넣고 있다는 뉘앙스로 얘기해 그들을 컨트롤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도 했다.
이날 박 전 전무는 최씨와 전남편 정윤회씨가 김 부회장과 전임인 이상영 전 부회장 등 마사회 임원 선임에 개입한 정황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박 전 전무는 “2015년 5월 최씨가 ‘(마사회 말산업육성본부장직) 물망에 오른 게 이상영씨, 김영규씨 등 세 사람인데 아는 사람이 없느냐’고 물었다. 김영규씨를 잘 알고 있다고 했더니 이력서를 가져오라 해서 김씨로부터 받아 최씨 운전기사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2015년 8월 김씨는 실제 마사회 말산업육성본부장 겸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이에 앞서 김 부회장의 전임인 이상영 전 부회장 선임 사실도 정윤회씨가 알려줬다는 게 박 전 전무 설명이다. 박 전 전무는 “2013년 5월 최씨 권유로 정윤회씨와 이상영씨를 만났다. 당시 정씨가 이상영씨를 ‘앞으로 마사회에 갈 사람’이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박 전 전무는 당시 마사회는 이씨 선임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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