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1.07 11:25
수정 : 2018.01.08 00:10
|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6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에 입국하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장 위원이 스위스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며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둘러싸고 아이오시와 협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연합뉴스
|
장웅 북 IOC위원, 내주초 스위스서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회담
단일팀 보다는 북 선수단 논의할듯…10명 이상 구성도 내다봐
|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6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에 입국하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장 위원이 스위스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며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둘러싸고 아이오시와 협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연합뉴스
|
“결국은 와일드카드다. 북한은 가능한 한 많이 받고싶어 할 것이다.”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내주 초 스위스 로잔에서 토마스 바흐 아이오시 회장과 만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이 얼마 정도의 와일드카드를 받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체육계 관계자는 “장웅 아이오시 위원이 남쪽과 접촉하기에 앞서 스위스로 가는 것은 단일팀보다는 자체 팀 출전을 위한 교섭 노력으로 보인다. 가능한 많은 수의 와일드카드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현재 자력으로 얻은 2018 평창겨울올림픽 출전권이 한 장도 없다. 유일하게 땄던 렴대옥-김주식의 피겨 남녀페어 출전권도 지난해말 출전 의향을 밝히지 않으면서 차순위 후보인 일본한테 넘어간 상태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참가 의향을 밝힌 만큼, 후속 작업으로 대표팀을 구성하는 게 급선무가 됐다.
국내 전문가들은 장웅 아이오시 위원장이 평창올림픽에 출전할 북한 선수들에 대한 종목별 리스트를 만들었을 것으로 본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오시, 개별 종목의 국제경기연맹(IF)과 협의를 해야 한다. 공식적인 출전권 확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공식 창구에 매달려야 한다.
일단 바흐 아이오시 위원장이 남북 긴장완화를 통한 평화올림픽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고, 개별 국제경기연맹도 아이오시 산하에 있기 때문에 북한에 와일드카드를 주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다.
북한의 출전 가능종목과 선수는 대략 빙상의 피겨와 쇼트트랙, 설상의 크로스컨트리와 알파인스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피겨페어의 렴대옥-김주식은 출전권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이번 시즌 쇼트트랙 1~2차 월드컵에 출전했던 김은혁과 최은성이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키에서는 세계 1000위권 밖이지만 현역으로 활동하는 선수들이 있다. 국제스키연맹(FIS) 누리집에는 크로스컨트리에 8명(남 4, 여 4), 알파인스키에 16명(남 11, 여 5)을 현역으로 활동하는 선수로 등록해 놓고 있다. 크로스컨트리 남자 10km의 한춘경(22·포태산) 박일철(22·포태산) 리춘광(27·사자봉)과 여자부 5km의 강효심(22·장자산) 고광숙(26·장자산) 리용검(19·장자산)이 지난해 4월 러시아 아파티티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했다. 알파인 스키에서도 남자부의 차금철(35) 최명광(28), 여자부의 임정희(20) 김련향(26) 등이 지난해 3월 이란 다르반드사르 대회에 나섰다. 일부 선수들은 6~8년 전 출전 기록만 남아 있는 등 국제무대 경험은 거의 없다.
이들이 출전권을 받는다면 10명 이상의 선수단 구성이 가능하다. 북한의 경기력이 올림픽 수준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은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추가 출전권을 받더라도 기존 선수들의 등위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 개별 국제연맹도 저개발 국가에 대한 스포츠 지원이나 육성의 명분으로 다른 나라를 설득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선수단 규모를 키우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낸다. 자존심이 강한 사회주의 국가에서 자국 선수들이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론도 있다. 어차피 북한에서 올림픽 중계에 대한 통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북한 내부에서는 큰 문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체육인은 “북한에서는 선수단 규모만 발표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가능한 선수단이 크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출전 선수가 10여명 이상이 되면, 임원 등을 합친 총 선수단 규모는 30~40명으로 늘어난다. 가령 렴대옥-김주식의 피겨페어가 출전하면, 최소한 2명의 코치가 붙어야 하고 여기에 트레이너와 관리자 등까지 4~6명이 도와야 한다. 다른 종목도 선수가 있으면 여럿의 보조요원이 추가된다. 바흐 위원장은 북한의 (빙상) 국제심판 등을 초청할 뜻도 밝힌 바 있다.
만약 북한 선수단의 규모가 조속히 결정된다면 평창올림픽을 대비해 북한이 좀더 일찍부터 남한에서 준비할 수 있다. 대한체육회와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쪽은 “만전의 준비가 돼 있다. 북한 선수들이 온다면 국내 시설을 활용해서라도 북한의 올림픽 준비를 돕겠다”고 밝혔다.
장웅 위원은 6일 평양으로 떠나 베이징에 도착했고, 내주 초 스위스 로잔에서 바흐 위원장 등 아이오시 핵심 관계자들을 만난 뒤 15일 북한으로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