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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1.31 17:59 수정 : 2018.01.31 22:38

알파인·크로스컨트리 스키 국가대표 선수들이 31일 오전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에서 북한 마식령스키장으로 1박2일 훈련을 떠나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해 취재진을 향해 손 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들은 첫날인 이날 마식령스키장 코스 답사를 했고, 1일 오전에는 알파인 스키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종목에서 북쪽과 공동훈련을 할 계획이다.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키, 피겨스케이팅 페어, 쇼트트랙 등 북한 선수 10명도 1일 이 비행기를 함께 타고 방남한다. 양양/사진공동취재단

1박2일 공동훈련 첫날
미, 전세기 대북제재 ‘예외’ 통보
남북 직항로 2년3개월만에 열려

양양공항서 23분만에 북 영공 진입
기장, 기내 방송으로 “누군가 앞서 걸었던
피땀어린 노력으로 이곳에 와…감격”

북 관계자 “다시 올줄 알았다” 환영
북, 19개 코스요리로 점심식사 대접
남 선수들 “설질 좋아 훈련하기 좋다”

알파인·크로스컨트리 스키 국가대표 선수들이 31일 오전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에서 북한 마식령스키장으로 1박2일 훈련을 떠나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해 취재진을 향해 손 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들은 첫날인 이날 마식령스키장 코스 답사를 했고, 1일 오전에는 알파인 스키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종목에서 북쪽과 공동훈련을 할 계획이다.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키, 피겨스케이팅 페어, 쇼트트랙 등 북한 선수 10명도 1일 이 비행기를 함께 타고 방남한다. 양양/사진공동취재단

분단된 강원도 북쪽지역 원산의 마식령스키장에서 남과 북의 스키선수들이 31일 오후 함께 눈밭을 누볐다. 남북 스키선수의 1박2일 공동훈련이 무리없이 성사되면서, 지난 29일 밤 금강산 지역 합동문화행사 전격 취소에 따른 우려도 말끔히 걷혔다.

남쪽 선수단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전세기는 이날 오전 10시43분께 강원 양양공항을 이륙해 23분여 만인 11시6분께 북한 영공에 진입했다. 차호남 기장은 기내 방송을 통해 “지금 막 (북한 영공을) 통과했습니다. 누군가가 앞서 걸었던 피땀 어린 노력으로 이곳에 다시 올 수 있게 됐습니다. 굉장히 감격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비행시간 1시간10여분 만인 오전 11시55분께 착륙한 남쪽 선수단을 김철규 갈마비행장 항공역장이 맞이했다. 앞서 지난 23~25일 사전점검을 위해 방북한 남쪽 선발대를 맞았던 리항준 북한 체육성 국장도 공항에 나와 스키협회 관계자들과 “다시 오실 줄 알았다”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간단한 입경 절차를 거친 뒤 버스 2대에 나눠 탄 남쪽 일행은 40여분 만에 마식령스키장에 도착했다. 북쪽이 19개 코스 요리로 내놓은 점심식사에 선수단은 “이렇게 잘 나올 줄 몰랐다. 맛있다”며 만족했다. 선수단은 오후 3시부터 4시30분까지 북쪽 선수들과 어울려 자유훈련을 했다. 단일팀 구성 없이 남북 선수들이 공동훈련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 선수들은 곤돌라를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단체사진을 찍기도 했다.

남쪽 선수단은 마식령스키장 시설을 대체로 높게 평가했다. 홍인기 남쪽 알파인스키 감독은 “주로가 길고 중간에 경사가 심한 점이 최근 만들어진 강원 정선 중봉스키장이랑 비슷하다”고 말했다. 박제윤 선수는 “(용평이나 하이원스키장에 견줘) 크게 부족하지 않은 스키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설질이 괜찮다. 선수 입장에선 지형 변화가 많고 슬로프 각이 클수록 좋은데 그런 조건을 갖춘 스키장으로 보인다. 굉장히 훈련하기 좋다”고 덧붙였다.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은 지난 17일 열린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평창겨울올림픽 개막 축하행사의 하나로 금강산 합동문화행사와 함께 합의됐다. 시설 점검을 위해 방북했던 남쪽 선발대는 동해선 육로로 금강산을 거쳐 마식령스키장까지 가는 데 서너시간 이상 걸리는 등 이동 편의를 위해 항공편을 이용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항공기 섭외에 들어갔고, 국적기인 아시아나항공 전세기편이 최종 선택됐다.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 열리는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에 참가하는 방북단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전세기가 31일 오전 북한 갈마비행장을 향해 양양국제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공편을 이용한 방북과 31일부터 1박2일간 공동훈련을 하는 일정 등에 대해 남북 간 별다른 이견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북 절차와 항공 관제 등 실무적인 준비를 하는 데 시간이 촉박해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방북 전날인 30일 자정을 넘겨서까지 판문점 연락채널을 열어둔 채 막바지 실무준비를 이어갔다.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도 넘어야 할 산이었다. 북한을 경유한 항공기는 180일간 미국 내 착륙을 금지시킨 조항 탓에 미국과의 사전 협의가 필요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시간이 많지 않은데다, 주말까지 겹치면서 실무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쪽은 출발 당일인 이날 이른 아침 대북제재 예외 방침을 최종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파인·크로스컨트리 스키 국가대표 상비군들이 31일 오전 강원 양양국제공항에서 북한 마식령스키장으로 1박2일 남북 공동훈련을 떠나기 위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양양/사진공동취재단
외교부 당국자는 “행사가 임박한 상태에서 급히 통보했음에도, 미국 쪽에서 내부 검토를 신속하게 처리했다. 평상시 같으면 최소한 수십일은 걸렸을 일”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미국 쪽이 협조적이어서 협의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민간항공기 문제여서 마지막까지 혹시나 문제가 없을지 따져보느라 최종 결론이 늦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마식령/공동취재단, 정인환 김지은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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