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1.09 21:42
수정 : 2018.01.0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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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북쪽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판문점 남쪽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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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북쪽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판문점 남쪽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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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남북 대표단이 마주 앉은 고위급 회담을 통해,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과 선수단·응원단 등 대규모 인력을 파견하기로 했다. 남북은 또 군사당국회담을 개최한다는 데 합의했다. 오랜만에 재개된 남북대화의 첫 성과로는 의미 있는 내용이다. 이번 합의가 남북간 관계개선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 물꼬를 트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남쪽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아침 삼청동 회담본부에서 판문점으로 출발하면서 “서두르지 않으면서 차분하게 회담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 장관의 말처럼 평창올림픽 때까지 북한 선수단·대표단 참가와 관련한 협의만으로도 시간이 많지 않다. 따라서 일단은 올림픽 참가 협의에 최우선을 둔 건 잘한 일이다. 북한이 올림픽 대표단과 선수단뿐 아니라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 대규모 인원을 파견하겠다고 한 점도 남쪽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남북은 대표단·선수단 참가에 대해선 의견이 일치했지만, 우리 쪽이 제안한 선수단 공동입장과 공동응원 문제에선 저녁 늦게까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는 개회식 공동 입장에 대해서도 의견 접근을 보고 있다고 전해와, 앞으로 계속적인 남북 협의를 통해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게끔 했다. 아무쪼록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분명한 결실을 맺도록, 2007년 중국 창춘 겨울아시아경기대회 이후 끊어졌던 국제스포츠대회의 남북 공동입장이 11년 만에 한반도에서 재현되길 바란다. 전세계인들 앞에 남북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한반도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첫 회담에서 군사당국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은, 단순히 올림픽 문제에 머문 게 아니라 전반적인 남북관계 개선과 긴장 완화로 나갈 수 있는 길을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때마침 이날 서해 군통신선을 단절 23개월만에 복원한 것도 향후 대화와 긴장 완화 국면으로 향하는 좋은 신호로 보여진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기조발언에서 “이번 회담을 결실 있는 대화로 만들어 남북관계에서 획기적 전환을 이뤄나가려는 입장과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한 것처럼, 앞으로 추가 회담에서 전향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다만, 2월 설 연휴를 전후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자는 남쪽 제안에 북쪽이 답변을 하지 않은 건 아쉽다.
앞으로 북한 대표단의 올림픽 참가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난관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 한-미 연합군사훈련, 대북 제재 등 남북 사이에서 온전히 해결 못할 사안도 많다. 하지만 이번 만남을 시작으로 남북이 함께 한반도 평화를 향해 한 걸음씩 뚜벅뚜벅 걸어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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