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3.06 23:22
수정 : 2018.03.0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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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은 6일 오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대표단과 면담·만찬한 10분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읽는 장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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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은 6일 오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대표단과 면담·만찬한 10분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읽는 장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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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4월께 재개될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이는 북한이 그동안 “핵전쟁연습을 관두라”며 한-미 훈련에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김 위원장이 이런 의사를 밝힌 것은 연례적으로 이뤄지는 한-미 훈련 때문에 대화 분위기를 깨뜨리지는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북 특별사절단을 이끌고 평양에 다녀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저녁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평창겨울올림픽을 위해 연기됐던 한-미 훈련과 관련해 김 위원장과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정 실장이 접견에서 “한-미 훈련은 연례적이고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한-미 훈련을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으로 진입하면 한-미 훈련이 조절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 실장은 “(북쪽에) 한-미 훈련을 하루아침에 중단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이미 보고를 받고 우리 쪽 입장을 알고 있었다. 부연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미 훈련의 중단이나 재연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김 위원장이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한-미 훈련을 예년 수준으로 하는 것을 이해한다는 건 통 큰 변화”라며 “대화의 모멘텀, 북-미 대화 여지를 키우려고 작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군사적 위협의 문제를 장기적 관점에서 풀어가겠다는 유연한 태도로, 우리 정부 또한 한반도 정세를 대화 국면으로 전환시키는 데 시간적 여유를 좀더 얻게 됐다는 것이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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