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02 19:26
수정 : 2018.04.0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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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서 레드벨벳이 열창을 마친 뒤 밝은 표정을 하고 있다. 평양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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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예술단 북한공연 뒷얘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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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서 레드벨벳이 열창을 마친 뒤 밝은 표정을 하고 있다. 평양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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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객들이) 소리내 노래를 따라 불러 주시는 걸 보고 긴장이 풀렸어요. 박수도 크게 쳐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노래)했어요.”
1일 저녁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봄이 온다’를 마치고 내려온 레드벨벳이 취재진을 만나 공연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무대에서 히트곡 ‘빨간맛’ ‘배드보이’ 두 곡을 부른 이들은 “숨이 차 하니까 관객들이 웃으며 박수를 쳐주셨다”면서 “반응이 없어도 우리 노래를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는데 관객들이 호응을 많이 해줬다”며 웃었다. 이날 공연을 깜짝 관람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공연을 마친 가수들과 만나 “내가 레드벨벳을 보러 올지 관심들이 많았는데 원래 모레(3일 공연에) 오려고 했는데 일정을 조정해서 오늘 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레드벨벳은 “앞으로도 남북교류 행사에 불러주시면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숨가쁘게 진행됐던 공연 준비과정의 뒷얘기도 전해졌다. 1일 공연에 앞서 예술단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취재진을 만난 정부지원단 관계자는 “싸이의 공연을 추진했지만 이쪽(북한)이 생각하는 그림에 튀어서, 방탄소년단은 일정 때문에 함께 하지 못했다”고 출연진 섭외 뒷얘기를 밝혔다. 또 이번 공연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준 가수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삼지연관현악단에서 남쪽 국민 정서를 반영해 부른 노래를 불렀던 분들, 평양 (공연) 경험 있는 분들,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할 수 있는 분들 위주로 리스트를 만들었다”면서 데뷔 50주년 기념 공연을 준비중이던 조용필을 비롯한 가수들이 각자의 일정을 어렵게 조정해 참여해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낮 1시 반부터 (1일) 새벽 2시까지 12시간 넘게 리허설이 진행됐다”면서 “조용필 등 가수들이 후두염과 감기몸살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무대에 올랐던 소녀시대 서현의 출연 배경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여러 가수에게 제안했는데 본인 노래를 못하고 삼지연관현악단의 고유 레퍼토리에 맞춰 두 곡을 해야 한다는 저희 조건으로 하겠다는 분이 서현씨였다.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공연 뒤 취재진을 만난 최진희는 2일 자신의 노래가 아닌 현이와 덕이의 ‘뒤늦은 후회’를 부르게 된 배경을 전했다. “‘사랑의 미로’를 부르고 다른 노래도 부르고 싶었지만, 준비하는 쪽에서 이 노래를 부르라고 했다”면서 “내 노래도 아닌 걸 왜 불러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는데 어제 김정은 위원장께서 내려와 저랑 악수하면서 ‘그 노래를 불러줘서 고맙습니다’고 하는데 그제야 왜 이 노래를 부르라고 했는지 알겠더라”고 말했다.
우리 예술단은 3일 오후 4시(한국 시각 4시30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 합동공연을 선보인다. 1만2000석의 좌석은 모두 만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표현으로 ‘우리 겨레의 심장 뜨겁게 요동칠 수 있도록’ 하는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남북 연출팀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전했다. 태권도 시범단을 포함한 방북 예술단 190여명은 공연을 마친 이날 밤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평양/평양공동취재단,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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