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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4.03 22:43 수정 : 2018.04.03 23:03

하나된 남북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북남 예술인들의 련환공연무대 우리는 하나'에서 남북 가수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같이 부르고 있다. 2018.4.3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예술인 합동공연

“우리는 하나” 외치며 공연 시작
북 김옥주, 이선희와 ‘J에게’ 노래

“삼지연악단과 전세계 공연하고파”
윤도현 밴드 발언에 객석서 웃음
무대 뒤 6·15공동선언 감동 자아내
공연 끝나자 객석 10여분 기립 박수

남 예술단, 김영철 주최 만찬 뒤 귀환

하나된 남북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북남 예술인들의 련환공연무대 우리는 하나'에서 남북 가수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같이 부르고 있다. 2018.4.3 사진공동취재단
“여러분, 북남 예술인들의 련환공연무대(합동공연) 남녘의 예술인들을 열렬히 환호합시다.”

3일 오후 3시30분(한국시각),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한 예술단과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합동공연이 시작됐다. 1만2천석 규모의 극장이 가득 찼고, 북한 관객들은 무대에서 하나 된 남북 가수들에게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이날 사회는 북한 최효성 조선중앙티브이(TV) 기자와 서현이 맡았다. 인사말을 나눈 두 진행자가 “우리는 하나”를 외치면서 공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공연 초반은 지난 1일 남한 단독공연과 같은 레퍼토리로 시작했다. 피아니스트 김광민의 연주에 이어 정인과 알리가 ‘오르막길’과 ‘펑펑’을 불렀다. 이어 “남과 북, 북과 남의 화음이 어떨지 기대해달라”는 알리의 말과 함께 삼지연관현악단의 가수 김옥주와 송영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지난 2월 남한 공연에 섰던 북한의 대표가수들이다. 정인과 알리, 김옥주, 송영은 한소절씩 주고받으며 함께 ‘얼굴’을 불렀다.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레드벨벳이 열창하고 있다. 평양/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서현이 1일 공연 때 부른 북한 노래 ‘푸른 버드나무’를 다시 불러 큰 박수를 받았고 이어서 레드벨벳이 ‘빨간 맛’을 들려줬다. ‘사랑의 미로’를 부른 최진희가 “진짜진짜 오고 싶었는데 16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앞으로는 좀 더 자주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초대해주실 거죠?”라고 묻자 객석에서 화답하듯 박수가 터져나왔다. 백지영은 ‘총 맞은 것처럼’과 ‘잊지 말아요’를 불렀다. 지난 2월 남한 공연에서 송영과 함께 ‘제이(J)에게’를 불렀던 김옥주는 이번에는 이선희와 호흡을 맞췄다.

이산의 아픔을 겪은 가족을 둔 가수 강산에와 윤도현 역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부모님이 북한 피난민 출신인 강산에는 ‘라구요’를 부른 뒤 감격에 겨워 말을 못 잇고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외할머니가 이산가족인 윤도현은 밴드와 함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부른 뒤 “삼지연관현악단과 합동공연으로 전 세계를 돌며 공연하고 싶다”고 말해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이선희 등 남북 가수들이 열창하고 있다. 평양/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강산에가 열창하고 있다. 평양/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삼지연관현악단만의 단독 무대도 이어졌다. ‘찔레꽃’ ‘눈물 젖은 두만강’ ‘아리랑 고개’ 등의 메들리를 10여분간 들려줬다. 이번에도 마지막 가수로 등장한 조용필은 1일엔 부르지 않았던 ‘모나리자’를 불러 흥을 돋웠다.

무대는 남북이 함께했던 기억을 담은 영상으로 꾸며졌다. 1991년 4월 남북 첫 단일팀을 꾸렸던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영상에 이어 지난 2월 평창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북한 응원단의 모습도 보였다. 조용필이 ‘모나리자’를 부른 뒤 배경 화면은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 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6·15 남북공동선언 1항이 채웠고, 2002년 문화방송(MBC) 평양특별공연, 이산가족 상봉 등의 영상에 이어 ‘이 순간 새로운 역사가 씌여진다’는 문구가 떴다.

마무리 무대에서 남북의 여성 가수들은 차례로 나오면서 북한 노래 ‘백두와 한나(한라)는 내 조국’을 불렀다. 백지영, 김옥주가 첫 소절을 부르며 무대에 들어섰고 이어서 이선희가 등장해 북한 가수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함께 불렀다. 남자 가수들은 삼지연관현악단이 편곡한 ‘우리의 소원’을 불렀다. 모두 함께 ‘다시 만납시다’를 부르며 공연이 끝날 때 북한 주민들은 기립해 10여분간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윤상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쪽 예술단 예술감독(오른쪽부터)과 박남춘 문화상,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이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예술인들의 연합무대-우리는 하나’ 공연에서 함께 손을 잡고 ‘다시 만납시다’를부르고 있다. 평양/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공연이 끝난 뒤 한 북한 관객은 “‘우리 사이에 빈 공간만 남았다’는 가사가 있었는데 우리 사이엔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통역이 필요 없지 않나. 그런데도 만나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윤도현이 남북 통일을 기원하며 작곡한 ‘1178’ 중 “이해할 수 없는 슬픔에 눈물 흘리지. 우리 둘 사이에는 빈 공간만 남았을 뿐”이라는 대목을 인용하면서 감격을 표현한 것이다.

막이 내린 뒤 공연장 밖에서 취재진을 만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은 “거의 반나절 연습을 했는데도 남북 가수들이 너무 잘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어떤 부분이 가장 좋았냐는 질문에 “같이 부른 부분이 가장 좋았다”고 답했고, “가을에도 열리면 좋으시겠죠?”라는 물음에 “예”라고 답했다.

이날 공연을 마친 예술단은 김영철 부위원장이 주최한 만찬에, 태권도단은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주최 만찬에 참석한 뒤 4일 새벽 항공편으로 돌아왔다.

평양/평양공연 공동취재단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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