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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4.25 21:35 수정 : 2018.04.25 22:26

한반도 전문가 30명의 제언

12명이 ‘전쟁없는 한반도’ 강조
작년 일촉즉발 위기 상황 반영
이젠 70년 갈등관계 씻어내고
항구적인 평화체제 정착 기대
‘비핵화’ ‘비핵+평화’ 선택 각 4명
“문대통령 중매 넘어 길잡이” 주문도

“역대 최고 한국 뉴스”로 일컬어지는 2018 남북정상회담을 상징하는 한 단어를 고른다면 무엇일까? 남북관계와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평화’를 첫손에 꼽았다.

<한겨레>는 23~24일 남북관계와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에게 ‘2018 남북정상회담 상징 열쇳말’을 예시 없이 물었다. 설문에 응한 전문가 30명 가운데 12명(40%)이 ‘평화’를 제시했다. ‘비핵화’를 꼽은 이가 4명(13%), ‘비핵(화)+평화(체제)’라는 두 단어를 한 묶음으로 내놓은 이가 4명(13%)이었다. ‘길잡이’를 제시한 전문가도 2명(7%)이다. 나머지 8명은 통일·반전·전환·공존·판문점 등 여러 상징어로 흩어졌다.

전문가들의 이런 의견 분포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가 “평화, 새로운 시작”을 공식 슬로건으로 정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평화’를 ‘비핵화’보다 세배나 높은 비율로 꼽은 사실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나라 안팎의 언론이 ‘한반도 비핵화’ 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 여부’에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둬서 보도하고 있는 현실과 사뭇 달라서다. 그만큼 2017년 한반도 전쟁위기의 기억이 생생할뿐더러,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70년 적대와 갈등을 뒤로하고 반드시 항구적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바람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평화’를 꼽은 이들은 이번 회담이 “전쟁의 공포·위협 없는 한반도”,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 “공존·번영의 동북아” 등으로 가는 전기가 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관세 전 통일부 차관(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 구갑우(북한대학원대)·문장렬(국방대)·박명림(연세대)·이근(서울대)·전봉근(국립외교원) 교수 등이 평화를 제시했다.

세종연구소의 진창수 소장, 백학순 수석연구위원,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과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비핵화’가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으로 이끄는 포인트이자 평화체제·남북관계개선과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고 짚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와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회담에서 남과 북이 ‘안보-안보 교환’을 통해 ‘비핵평화프로세스’를 시작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비핵화+평화체제’를 한 묶음으로 간주했다.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비핵화와 함께 가는 평화 정착”을 제시했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과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길잡이’를 열쇳말로 꼽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의 방향을 잡고,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 윤곽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문 대통령이 ‘중매·중재자’를 넘어 ‘길잡이’ 노릇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기도 하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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