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27 20:41
수정 : 2018.04.27 22:21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판문점/한국공동사진기자단
|
경의선은 노후, 동해선은 끊겨
현대화 통해 활용 가능성 모색
도로는 문산∼개성 우선 논의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판문점/한국공동사진기자단
|
남북 정상이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는 데 합의했다. 지난 10년간 중단됐던 남북철도 연결 사업이 다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여, 남북 경제협력의 물꼬가 트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공동선언문을 보면,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경의선은 서울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철도망이고, 동해선은 부산부터 북한 안변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경의선의 경우 선로 노후로 인해 열차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동해선은 강릉~제진 구간이 끊겨 있어 남북 연결이 어려운 상태다. 손명수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동해선은 연결이 끊긴 강릉~제진 구간이 남쪽에 있기 때문에 유엔 제재와 무관하게 추진할 수 있지만, 경의선 현대화의 경우엔 추후 좀더 논의가 진행돼야 윤곽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승근 국토부 도로국장은 “도로 연결의 경우, 문산~개성 고속도로가 우선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산~개성 고속도로 건설은 2015년에도 추진됐으나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중단된 바 있다. 이 도로는 남쪽의 수원~문산 고속도로(2020년 완공 예정), 북쪽의 개성~평양 고속도로와 연결돼 남북을 잇는 핵심도로가 될 수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한국도로공사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코레일은 이미 지난달 ‘해외남북철도사업단’을 신설해 철도 연결을 위한 실무작업을 해왔고, 도로공사도 이달 초 ‘남북도로연결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준비작업을 벌여왔다.
미국 및 유엔 대북결의안 등을 고려해 경제협력이 이날 회담의 의제로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공동선언에 이런 내용이 담긴 것은 남북 경제협력 재개를 위해 미국 등과의 물밑 협상이 상당 부분 진척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2000년 6·15 공동선언과 2007년 10·4 공동선언의 성과로 경의선 문산~개성 구간이 연결돼 2007년 남쪽에서 개성공단까지 화물운송이 이뤄졌다. 동해선 강릉~안변 구간 연결도 추진됐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1년여 만에 중단됐다.
특히 경의선·동해선은 문 대통령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서 밝힌 ‘에이치(H)라인 경제 벨트’를 잇는 간선 교통망이기도 하다. 서쪽의 경의선은 서해안 산업·물류·교통 벨트를 연결하고, 동쪽의 동해선은 동해권 에너지·자원 벨트를 연결한다. 용산에서 원산을 잇는 경원선은 이번 공동선언에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동서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MZ) 환경·관광 벨트를 연결할 수 있는 노선으로 꼽힌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