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27 23:05
수정 : 2018.04.2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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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 등이 27일 저녁 판문점 평화의집 3층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건배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한국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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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설주 여사 ‘깜짝’ 만찬동행
김정숙 여사 먼저 나가 마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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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 등이 27일 저녁 판문점 평화의집 3층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건배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한국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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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6시18분. 군사분계선을 넘은 승용차 한대가 남북정상회담 장소인 판문점 평화의집에 도착했다. 살구색 정장을 입은 리설주 여사가 차에서 내렸다. 먼저 와서 대기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웃으며 리 여사를 맞이했다. 하늘색 정장 차림의 김 여사가 리 여사의 허리를 가볍게 감싸안아 평화의집 1층 로비로 안내했다. 로비에 있던 문 대통령은 리 여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김 여사와 악수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만남에 이어, 남북 정상 부인들도 처음 얼굴을 마주했다. 회담 참석 여부가 베일에 가려 있던 김 위원장의 부인 리 여사가 ‘퍼스트레이디’로서 남쪽 땅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리 여사는 이날 평화의집 3층에서 열린 회담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남쪽으로 건너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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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숙 여사, 리설주 여사가 공연장을 향해 나란히 걷고 있다. /2018.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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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여사는 평화의집 로비에서 처음 대면한 문 대통령과도 서로 말을 섞어가며 환담을 나눴다. 문 대통령이 김 여사와 리 여사에게 “두 분은 인사를 나눴습니까? 우리(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는 하루 사이 친분을 많이 쌓았습니다”라고 하자, 리 여사는 “아침에 남편께서 회담 갔다 오셔서, 문 대통령님과 함께 진실하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회담도 잘됐다고 하셔서 정말 기뻤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리 여사는 김 여사가 평화의집을 꾸미는 데 신경썼다는 것을 들었다고 언급하며, “그래서 조금 부끄러웠다. 제가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이렇게 왔는데…”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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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에서 열린 환송 공연이 끝난 뒤 떠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리설주 여사. 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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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처음 만난 두 정상 부인들은 음악이란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김 여사는 성악을 전공했고, 1989년생으로 알려진 리 여사는 북한 은하수관현악단과 모란봉6중창단의 가수 출신이다. 이날 문 대통령이 리 여사에게 “두 분이 전공도 비슷하시기 때문에 남북 문화·예술 교류를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리 여사의 이번 ‘만찬 동행’은 외부 노출을 꺼렸던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부인과는 다른 모습이다. 리 여사 참석은 북한이 이번 회담에 예우를 갖추겠다는 뜻인 동시에, 다른 나라처럼 ‘퍼스트레이디’가 활동하는 정상국가라는 점을 세계에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리 여사는 지난달 25~28일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동행해 ‘퍼스트레이디’로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월 남측 대북특별사절단 만찬, 지난 1일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에도 김 위원장과 동석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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