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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4.27 23:24 수정 : 2018.04.29 15:48

27일 오후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양국 정상과 수행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환영 만찬 스케치

“김 위원장은 좋은 길동무” 언급도
김여정 ‘고향의 봄’ 따라 불러
2000·2007년 회담 참석자들
“어디가 계셨냐” 반가운 해후
박지원 등 참석자 눈물 보이기도

27일 오후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양국 정상과 수행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래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레킹하는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퇴임하면 백두산과 개마고원 여행권 한 장을 보내주시겠습니까?”

건배를 위해 잔을 든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만찬 참가자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좌중은 웃음을 터뜨렸다. 건배사는 “남과 북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그날을 위하여”였다.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7일 저녁 판문점 평화의집 3층 연회장에서 함께 부부 동반 만찬을 하며 역사적인 하루를 마무리했다. 저녁 6시40분부터 2시간30분 동안 이어진 만찬에서 참석자들은 서로 살갑게 인사를 나누며 오랜만의 ‘해후’를 만끽했다. 2000년 방북해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을 만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반갑게 악수를 했다. 이달 초 한국의 공연단과 함께 평양을 찾았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 한참 대화를 나눴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악수하며 “도대체 지난 10년 동안 어디 가 계셨습니까”라고 물었고,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을 보며 “얼굴이 아주 좋아졌다”고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환영사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것을 보며 나는 11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던 모습을 떠올렸다”며 “나는 오늘 우리의 만남으로 민족 모두의 마음속 응어리가 풀어지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길동무가 좋으면 먼 길도 가깝다’는 북한 속담을 인용하며 “김 위원장과 나는 이제 세상에서 둘도 없는 좋은 길동무가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서로 마음을 합치고 힘을 모으면 그 어떤 도전과도 싸워 이길 수 있다”며 “나는 그것을 꼭 보여주고 싶으며 또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에 화답했다.

남북 정상 내외가 27일 오후 만찬후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열린 공연을 보고 있다.
만찬 공연에서 김 위원장은 한국의 해금과 북한의 옥류금 소리로 표현된 ‘반갑습니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연주를 두 손을 깍지 낀 채 감상했다. 제주 출신 초등학생 오연준군이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독창하자 리설주 여사는 미소를 지은 채 바라봤으며, 오군이 ‘고향의 봄’을 부르자 김여정 부부장은 노래를 조용히 따라 부르기도 했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과 가수 조용필씨가 마주보고 ‘그 겨울의 찻집’을 함께 노래하면서 만찬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었다. 이 노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전 애창곡으로 알려져 있다. 박지원 의원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은 만찬장에서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옥류관 수석요리사를 파견해 북쪽 통일각에서 갓 뽑아낸 냉면을 남쪽 만찬장에 배달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고향 신안군 하의도와 가까운 가거도의 민어해삼 편수,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의 유기농 쌀밥, 문 대통령이 어린 시절을 보낸 부산의 달고기구이 등도 테이블 위에 올랐다. 9시10분께 만찬이 마무리된 뒤, 두 정상 부부는 함께 건물 밖으로 나와 평화의집 전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연출한 영상을 감상했다. 벽면에 두 정상이 이날 오전 처음 만나는 장면 등이 잇따라 나타나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손을 맞잡은 채 사진 속 자신들의 모습을 바라봤다.

송경화 서영지 노지원 기자 freehwa@hani.co.kr

[영상] 2018 남북정상회담 주요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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