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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5.23 11:43 수정 : 2018.05.23 21:00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낮(현지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문답을 주고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서 불만 표출
“김정은 두번째 방중 뒤 태도 바뀌어”
문 대통령에 “기분 어떠시냐” 묻기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낮(현지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문답을 주고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하면서 또다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북한 태도 변화의 배후로 겨냥했다. 지난 17일에 이어 일주일도 안 돼 두번째로 ‘시진핑 배후설’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시 주석은 포커 플레이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김정은이 중국을 두번째 방문하고 난 뒤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있었다”고 여러번 말했다. 지난 7~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두번째로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난 뒤 북한이 한국과 미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아직 합의가 이뤄진 게 아니다”라고 설명하다가 이 같은 얘기를 이어갔다. 그는 “중국에 조금 실망했다. 왜냐면 김정은이 두번째로 시 주석을 만난 뒤 태도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라며 “그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은 내 친구이고 그도 나를 좋아한다. (지난해 11월 내가 방중했을 때) 중국에서 내 인생에 위대한 이틀을 보냈다. 중국 역사상 누구도 그렇게 대접받지 못했다. 아주 장관이었고 우리는 아주 좋은 관계를 쌓았다”며 “하지만 김정은이 두번째 방중을 하고 난 뒤 차이가 생겼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북-미 정상회담을 막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지는 않다”면서도 “시 주석은 세계 수준의 포커 플레이어다. 아마 나도 그처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커 플레이어는 ‘속내를 감추는 승부사’를 뜻한다. 그는 “김정은의 방중 뒤에 약간 태도 변화가 있었고 나는 조금 놀랐다. 내가 누구를 비난하는 건 아니다. 아무 일도 없었을 수도 있고 무슨 일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3월) 첫번째 방중은 누구나 다 알았지만 두번째는 깜짝 놀랐다”는 발언도 되풀이했다. 그는 “그 만남 뒤에 상황이 바뀌었다. 그러니 내가 기분 좋다고 할 수 있겠냐”고도 했다.

그는 옆에 앉은 문 대통령에게 “문 대통령은 의견이 다를 수도 있겠다. 기분이 어떠시냐. 의견이 있지 않으냐”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곤란해지는 걸 원치 않는다. 중국 바로 옆에 살고 있다. 여러분들 아다시피 문 대통령은 (중국에서) 멀지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을 면담한 자리에서도 “시 주석이 김정은에게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시진핑 배후설’을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16일 한-미 연합 맥스선더 훈련을 비난하며 남북 고위급 회담을 당일 취소하고,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 재고려’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중국에 협조를 압박하는 의미로 보인다. 그는 이날 “중국에 무역에 대해 말할 때마다 나는 (북-중) 국경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국경이 대체로 단절됐었는데 최근에 약간 열렸다. 좋지 않다”고 했다. 북한 비핵화를 가시적으로 얻어낼 때까지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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