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5.25 15:02
수정 : 2018.05.25 19:39
양국 강경파 참모들 영향력 배제, 최고지도자 직접 소통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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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용 세계은행 총재를 만나 얘기를 나누던 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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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당사자들의 진심은 변하지 않았다”며 “정상 간에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남, 북, 미 최고 지도자들의 의지에 믿음을 보이면서 왜곡없는 직접 소통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들을 불러 긴급 회의를 소집한 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는 포기할 수도, 미룰 수도 없는 역사적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소통방식으로는 민감하고 어려운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북·미 정상 간의 직접적인 소통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북-미 정상회담이 애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월 말에서 6월12일로 연기되다가 결국 무산되는 과정에서 북, 미 양쪽의 강경파의 개입과 왜곡이 작용한 만큼 이들을 최대한 배제한 채 두 정상이 직접 진정성을 확인할 계기를 마련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어려운 만큼 (북-미) 두 정상끼리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서 긴밀하게 직접적으로 대화를 해갔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그동안 한국이 최선을 다해 중재외교를 해왔지만 북-미가 직접 해결해야할 부분도 있다”며 “문 대통령으로서는 ‘앞으로도 중재외교 노력을 경주하겠지만, 북-미 정상도 직접 소통 방식을 찾아 서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왜곡없는 소통을 하라는 점을 강조한 듯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미 정상 간의 소통방식에 관해 그간 유지되어온 한국의 중재외교에다 북-미 정상도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조언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미 대화의 불씨가 꺼지면 남북미 모두 공멸하게 된다”며 “문 대통령이 남북, 한-미간 핫라인을 적극 활용해야한다. 김정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개서한을 통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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