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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9.21 17:00 수정 : 2018.09.22 14:54

김기창 씨 제공

“가족 얼굴 보듬을 그날까지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선물한 북한 송이버섯 2톤
고령자 우선으로 남쪽 이산가족 4천여명에 전달

김기창 씨 제공
북한이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쪽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명의로 보낸 송이버섯 2톤이 추석을 앞두고 이산가족들에게 전해졌다는 소식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속속 전해지며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청와대는 이산가족 미상봉자 가운데 고령자를 우선으로 4000여 명을 선정해 이 송이들을 500g씩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실향민 김지성(95) 할머니에게는 21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보낸 북한산 송이버섯 선물상자가 도착했다. 황해도 개성시 자남동이 고향인 김 할머니는 분단 이전에 결혼을 해 남편과 함께 서울로 이사를 오고 전쟁이 나는 바람에 고향의 부모님, 동생들과 생이별을 하게 됐다. 김 할머니의 큰아들 김기창(69)씨는 “오전 11시 반쯤 우체국 택배로 청와대에서 대통령 내외의 편지와 함께 보낸 선물을 받고 어머니께 말씀을 드렸더니 한참 동안 눈물만 흘리며 감격하셨다”며 “아직 북의 가족들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어머니께 큰 추석 선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의 사위 남경우 씨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장모님의 사진과 함께 짧은 소회를 올렸다.

90이 넘으신 장모님께서

북에서 넘어온 송이버섯을 받으시고 우신다.

장모님께서는 해방 직후 장인어른과 혼인하여

지금의 서울 종로구 서촌에서 살림을 차리셨다.

한국전쟁이 나자 개성에 있는 부모와 여동생들과 생이별하셨다.

긴긴세월 그렇게 지내셨다. 가슴에 한을 담은 채..

살날이 얼마남지 않은 지금..

그나마 송이버섯이라도 받으셨다.

같은 날 정의기억연대도 송이버섯을 받고 미소짓는 길원옥 할머니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정의기억연대 페이스북 갈무리
정의기억연대 페이스북 갈무리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에도 북한의 송이가 전해진 것이다. 길원옥 할머니의 고향은 북한 평양이다. 열세살 때 고향을 떠난 할머니는 지금껏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실향민이자 이산가족이다.

가지런히 송이버섯이 담긴 상자와 함께 도착한 카드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카드도 들어 있다.

북한에서 마음을 담아 송이버섯을 보내왔습니다.

북녘 산천의 향기가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부모형제를 그리는 이산가족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보고픈 가족의 얼굴을 보듬으며 얼싸안을 날이 꼭 올 것입니다.

그날까지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대통령 내외 문재인 김정숙

대통령의 위로처럼 그날이 속히 오기를, 올해 추석 보름달에 빌 소원의 맨 첫머리에 한반도의 평화를 올려본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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