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28 18:31
수정 : 2018.10.2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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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5년 당 대표 시절 경기도 김포 해병대 2사단 제3165부대를 방문해 장갑차를 타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포/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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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한겨레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
‘한강하구 이용이 경계 태세 허물어’ 주장 관련
김성걸 한국국방연구위원 “북 기습 위협 감소시켜”
썰물 때 개펄 드러나 기습 상륙 쉽지 않고
독일군이 우회한 아르덴과 김포 여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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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5년 당 대표 시절 경기도 김포 해병대 2사단 제3165부대를 방문해 장갑차를 타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포/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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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영 김포시장은 지난 26일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 개회사를 통해 “일부 사람은 ‘평화가 밥 먹여주느냐’고 묻지만, 새로운 한반도 평화시대에 한강하구에 김포의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에서는 한강하구가 민간에 개방될 경우 군 경계태세가 허물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대비태세가 갖춰져 있어 큰 우려가 없다”는 전문가의 설명이 나왔다.
지난 9월 남북이 평양에서 합의한 한강하구 공동이용에 대해 보수 쪽에서는 ‘북한이 6·25전쟁과 같은 기습공격을 할 경우 위험해진다’고 주장한다. 한강하구 각종 장애물과 경계초소를 없애고 군부대 배치를 조정해 경계태세가 느슨해진 틈을 활용하여 북한군이 한강에 기습 도하할 경우, 김포반도를 거쳐 남방에서 서울을 일거에 포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펴는 쪽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이 프랑스 방어요새 마지노선을 우회해 프랑스를 기습 공격한 아르덴 지역에 비유하여 김포를 한국의 아르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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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하구 공동이용 세션’ 토론자로 나선 김성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먼저 한강하구 공동이용이 “북한군 기습 위협을 감소시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한강하구 공동이용이 이뤄지면 김포반도 강 건너 맞은편인 북한 관산반도에 배치된 북한군 주요 부대가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남북협력이 군사 위협을 줄인 사례로 개성공단 터에 있던 북한 전차부대, 장사정포 부대가 개성공단이 들어서자 송악산 이북으로 북상한 경우를 들었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군의 김포 기습도하 우려에 대해 “김포는 썰물 때 개펄이 넓게 드러나 상륙작전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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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강하구 활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김포에서 촬영한 한강하구 중립수역 모습.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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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가 한국의 아르덴이란 주장에 대해서도 “김포와 아르덴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게 김 연구위원 설명이다. 1936년 프랑스는 독일의 공격에 대비해 프랑스-독일 국경선에 철벽 요새(마지노선)를 지었지만, 벨기에-프랑스에 걸쳐 있는 아르덴 산림지대엔 정예 병력을 배치하지 않았다. 1940년 5월 독일은 마지노선을 우회해 방어태세가 허술한 아르덴 지역으로 기습해 전차부대 등을 앞세운 전격전을 벌여 프랑스의 항복을 받아냈다.
김 연구위원은 “2차대전 때 프랑스는 숲이 울창한 아르덴에서는 독일군의 부대 기동이 어려워 독일의 공격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사실상 비워두었다. 현재 김포에는 해병대 등이 대비태세를 잘 갖추고 있다. 김포와 아르덴을 같은 선상에 놓고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권혁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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