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1.15 21:35
수정 : 2018.11.1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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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각) 싱가포르 선텍 회의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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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30여분 면담
문 “북미 회담 때 비핵화 큰 진전”
펜스 “북과 긴밀히 소통해달라”
대북 제재 다시 꺼낸 미국
“북에 속았던 과거 실수 반복 안해”
“CVID까지 아직 할 일 많이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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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각) 싱가포르 선텍 회의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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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을 하고 있는 북·미 양쪽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비핵화와 북-미 관계 진전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선텍 회의장에서 펜스 부통령을 만나 한반도 정세와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 현황에 대해 35분간 협의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북쪽과 좀 더 긴밀히 소통하고 대화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하면서 “(대화의) 맥락으로 보면 북-미 간에도 대화가 진전되고 있고, 그 속에서 추가로 문 대통령에게 부탁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내년으로 미뤄지고 이달 8일로 예정됐던 실무접촉이 취소되는 등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에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미국이 문 대통령에게 ‘중재’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남북 관계와 비핵화, 북-미 대화가 선순환하며 진전되도록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위해 긴밀한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앞으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견인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다만 제재완화나 종전선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또 “당면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그를 위한 실무 협상 등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얘기를 나눴다”고 전하면서, 회담 시기·장소 등의 미세한 내용까진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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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각) 싱가포르 선텍 회의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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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과 회동한 뒤 기자들에게 ‘미국은 그동안 남북 간에 이뤄진 논의들을 존중한다’고 말했다고 백악관 출입기자단 풀 기사는 전했다.
다만, 펜스 부통령은 ‘철저한 대북 제재 이행’을 문 대통령에게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우리는 북한의 약속만 믿고 제재를 풀거나 경제적 지원을 해줬지만 이후 그 약속은 다시 깨졌다며 “과거의 실수”를 피하기를 원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백악관 출입기자단 풀 기사는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한국이 모든 유엔 결의와 제재를 충실히 이행할 것임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내년 1월1일 이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청와대는 애초 “제재 문제는 대화 소재가 아니었다”고 했으나, 백악관의 설명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자 문 대통령이 “국제 제재 틀 범위 내에서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하에 남북관계의 개선과 교류협력을 추진해 나감으로써 북한에 대해 비핵화를 할 경우 얻을 수 있는 혜택과 밝은 미래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는 추가 설명을 내놓았다.
앞서 머리발언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기약하기 위해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고, 펜스 부통령은 “궁극적으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비가역적인 방식의 비핵화(CVID)를 위해 계속 노력해야겠고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싱가포르/김보협 기자, 이용인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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