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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기준 우리나라 출판업계 고용노동자의 성비는 남성 48.3%(1만3750명), 여성 51.7%(1만4733명)로 여성의 비율이 조금 더 높다. 그러나 페미니즘 책을 만드는 출판업계 여성 노동자들은 가부장적인 조직문화에서 승진을 비롯한 각종 ‘유리천장’을 경험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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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노조 출판업계 ‘성차별 보고서’
외모 강조·승진 불공평 등 심각
“여직원 가만 있어” 배려로 포장된 차별
성희롱 교육땐 “잠재적 가해자 취급 마”
여성 노동자 절반 넘어도 성폭력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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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기준 우리나라 출판업계 고용노동자의 성비는 남성 48.3%(1만3750명), 여성 51.7%(1만4733명)로 여성의 비율이 조금 더 높다. 그러나 페미니즘 책을 만드는 출판업계 여성 노동자들은 가부장적인 조직문화에서 승진을 비롯한 각종 ‘유리천장’을 경험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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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회사는 ‘유리천장’이 있어요. 회사 이사님이 대놓고 얘기하셨던 게 ‘대학원 다니라’고. 왜냐면 우리 회사에서는 여자들 (승진을) 잘 안 해주니까. 그래서 계속 임원까지 할 수 있으려면 대학원을 다녀야 한다고 하니까 저희 (회사) 막내 친구도 다니는 거고. 저한테도 (이사님이) 끊임없이 계속 얘기하시거든요. ‘내가 시간을 빼 줄테니 (대학원) 다녀라’고.” (마케팅/영업/관리 노동자 ㄱ씨)
“외모 지적 같은 건 진짜 되게 일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뭐 머리를 안 감고 왔냐, 옷이 그게 뭐냐. (중략) 머리 스타일… 옷 입는 거 전부. 되게 일상적으로 (외모 지적) 얘길 했고.” (편집 노동자 ㅂ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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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출판노조협의회 여성위원회 주최로 20일 열린 ‘2018 출판산업 여성노동 실태조사’ 발표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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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적 역할과 남성적 역할을 뚜렷하게 구분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손님이 오면 차를 내주는 것은 여자가 할 일, 이런 식의 생각이 약간 굳어 있어요. 밥 먹으러 가면 연차도 더 높고, 나이도 더 많고, 애도 있고 그런데도 여자들이 수저 놓고 그래요. 저자들이 (회사에 올 때) 간식 같은 것 가지고 오잖아요. 그런 걸 잘라서 나누어 주는 것도 여자 분들이 해요. 무조건 여자가. 그리고 여자 직원에게 시켜요.” (마케팅/영업/관리 노동자 ㅎ씨)
“이제 회사에서 뭐... OO님(회사 상사)한테 어떤 쪽으로 영업을 좀 신경을 써라, 이러면 ‘아, 아줌마 혼자서 영업을 어떻게 하냐’고 오히려 막 그 분이 이런 얘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당연히 남자가 (해야) 하고, 내가 가더라도 남자랑 같이 가야지. (안 그러면) 말이 먹힐 것 같냐’라는 얘길 하시죠. 그런 인식 때문에 좀 어려운 것 같아요. 영업을 하는 여성 노동자 입장에선.” (마케팅/영업/관리 노동자 ㅅ씨)
“인문사회과학출판인협의회 같은 곳에 가면 마케터라는 직종이 남성 노동자가 굉장히 많고, 그 안에서 체육대회를 한다고 하는데 종목들도 다 남성 위주인 거잖아요. 그런 곳에 가서 좀 굉장히 따라가는데 힘들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편집 노동자 ㅍ씨)
“이게 우리를 배려한답시고 하는 것들이 있는데, 진정한 의미의 배려는 아니란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예를 들어, (회사 직원들끼리) 놀러가서? ‘여직원은 아무것도 하지 마. 남자들 움직여’라고 하는 거. 그렇게 하는 걸 되게 자랑스러워하고, ‘멋진 남자’라고 생각하는 거 귀여우신데요. 그건 진정한 배려는 아니죠. 그런데 그런 행동을 하면서 자신의 가치가 굉장히 높아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마케팅/영업/관리 노동자 ㄱ씨)
“성희롱 (예방) 교육을 받으라고 하면 (남성 직원들이) ‘왜 우릴 잠재적 가해자 취급해?’ 이렇게 되니까. 교육은 (받는다고) 체크했지만 (실제로) 의무적으로 받고 있진 않거든요. 거기(성희롱 예방 교육)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요. 누구나 좀 다 그런 것 같아요. 교육 받는다는 것에 대해서. 그것도 좀 되게…. ‘우린 당연히 (성희롱) 안 할 거니까’라는 인식이 있는 거죠.” (마케팅/영업/관리 노동자 ㅇ씨)
“이를테면 술 먹고 노래방에 갔을 때, ‘블루스를 춰라’고 말하는데 추지는 않아요. 대신 (여성 노동자에게) ‘어우 왜 저래’, ‘뻣뻣하다’, ‘서울 깍쟁이’라는 식의 말을 듣고. 그 자리는 무마되고…. (중략) 꽤 높은 직급의 (회사) 사람 중에 술만 먹으면 허그를 하는 사람이 있어요. (중략) 근데 이게 도대체 무슨 친근감의 표현인지, 성추행인지 약간 정색하고 애기하기도 뭣한? 출판사들이 규모가 막 크지 않다 보니까 친근감 표시라고 헤드락 걸고 그런 식으로 (표현을) 많이 하거든요. 그래서 그때는 뭔가 말을 못 하겠더라고요. 제가 입사한 지 얼마 안 됐기도 해서 ‘이게 뭔가’ 싶었는데, 그런 일이 되게 많았어요. (중략) (성추행에 대해) ‘손을 이렇게 하시면 안 되죠’ 이런 정도는 했는데, 그걸 그 다음날 따졌어야 했나? ‘당신이 실수를 한 거다’라는 얘기를 했어야 됐나? 뭐 그런 생각은 들었는데 그냥 넘어가고....” (편집 노동자 ㄷ씨)
“‘여기도 똑같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 사람들(남성 출판노동자) 되게 인문 책 읽고 젠체하지만 결국 여성주의적 인식은 되게 천박하고 똑같은 사람들이구나.” (편집 노동자 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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