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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6.28 01:18 수정 : 2018.06.28 09:39

손흥민이 28일(한국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독일과 3차전에서 경 기 종료 1분여 전 추가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의 2-0 승. 카잔/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러시아월드컵/ 한국, 독일에 2-0 승리

전반부터 라인올리고 공격축구
90분 내내 독일과 대등한 경기
김영권 선제골·손흥민 쐐기골
세계1위 독일 첫 조별리그 탈락
스웨덴·멕시코 16강 진출

손흥민이 28일(한국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독일과 3차전에서 경 기 종료 1분여 전 추가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의 2-0 승. 카잔/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국이 세계 1위이자 전대회 우승국 독일을 꺾었다. 월드컵 16강 꿈은 접어야 했지만 통쾌한 승리였다. 득점포의 주인공 김영권과 손흥민, 신태용 감독은 모두 그라운드에서 하나가 됐다. 1%의 승리 확률이라고 했지만, 한국이 해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8일(한국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손흥민(토트넘)의 득점포로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1승2패(승점 3·골득실 0)로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조 3위로 자존심을 살렸다. 지난 대회 우승팀 독일은 골득실에서 한국에 밀린 1승2패(승점 3·골득실 -2) 4위로 16강 꿈이 좌절됐다. 독일이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16강 토너먼트로 치러진 1938년 프랑스월드컵 때 16강에서 스위스에 승부차기(1-1 후 2-4 패)로 진 게 가장 나쁜 성적이었다. 선제골을 넣은 김영권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동료들이 고맙다”며 울먹였다. 추가골의 주인공 손흥민도 “우리 선수들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기뻐했다. 골키퍼 조현우는 “국민들의 성원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며 감격해 했다.

같은 시간 열린 F조 다른 경기에서 스웨덴이 멕시코를 3-0으로 격파하고 2승1패(승점 6)로 1위를 차지했다. 멕시코는 한국이 독일을 꺾어준 덕분에 골득실에서 뒤진 2위(2승1패)로 16강에 안착했다.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에서 김영권이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경기는 한국 축구의 투혼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선수들도 사력을 다해 뛰었다. 신 감독은 대표팀의 장점인 4-4-2 전형으로 나섰고, 그동안 중앙 수비를 맡았던 장현수(도쿄)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했다. 장현수는 공수 전환의 연결고리뿐 아니라 수비에 적극 가담해 5백을 이루기도 했다.

최전방에는 손흥민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선발로 나섰고, 좌우 측면 미드필더에는 살림꾼 문선민(인천)과 이재성(전북)이 자리를 잡았다. 정우영(빗셀 고베)이 부상으로 빠진 기성용의 자리를 메우며 중원의 앵커가 됐다. 수비에는 윤영선(성남)이 월드컵에 데뷔했고, 김영권과 홍철(상주), 이용(전북)이 포백을 맡았다. 골키퍼에는 월드컵을 통해 새로운 국가대표 주전을 굳힌 조현우(대구)가 낙점됐다.

한국은 초반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했지만 간간이 날카로운 역공을 폈다. 전반 18분 벌칙구역 바깥 중앙에서 정우영의 무회전 프리킥에 세계 최고의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도 움찔했다. 전반 25분에는 골문 앞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튀어나온 공을 손흥민이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대 모서리를 살짝 넘어갔다. 독일도 전반 33분 마르코 로이스, 전반 39분 티모 베르너의 강슛을 생산했으나 윤영선과 김영권이 몸으로 막았다.

후반 공방전은 더 치열했다. 한국은 초반 정우영의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열었고, 독일은 레온 고레츠카의 헤딩슛으로 맞받아쳤다. 하지만 조현우가 슈퍼 세이브로 고레츠카의 슈팅을 막아내면서 한국도 분위기를 탔다. 같은 시간대 열린 F조 경기에서 스웨덴의 골이 터지면서 요아힘 뢰프 독일 감독은 입술이 바짝바짝 말랐다. 하지만 초조한 가운데 몰아친 독일의 공격은 번번이 한국 수비진에 묶였다. 오히려 역습 기회에서 손흥민, 장현수의 드리블 돌파가 나오면서 독일도 후방 방비를 게을리할 수 없었다.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 경기에서 손흥민이 후반 추가시간에 추가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다급한 것은 독일이었고, 막판 배후를 노린 한국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4분 김영권이 문전 혼전중에 독일 골키퍼 노이어 앞에서 근접슛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종료 1분여 전 손흥민이 텅 빈 골문 앞으로 달려가며 쐐기를 박았다. 선수들은 경기 뒤 모두 쓰러질 정도로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카잔/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화보] 한국, 세계 1위 독일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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