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호 목사가 지난 11일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열린 검찰개혁 촉구 행사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평화 노래하는 윤광호 목사…<촛불행진> 만들어
“제 노래 개혁 바라는 국민에게 힘 됐으면 해요”
윤광호 목사가 지난 11일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열린 검찰개혁 촉구 행사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여기저기 울부짖음 들릴 때 귀를 닫고/ 파란 꿈들 앗아간 참사들도 외면했지/ 사람 위에 사람 있는 권력에 순응했고/ 가진 자의 탐욕에 눈이 멀어 동조했었지//…큰 손들에 꿈을 뺏겨/ 작은 희망 보는 이 없네/ 큰 손들은 서로 얽혀/ 카르텔이 되고 마피아 되고//촛불을 평화의 촛불을/ 우리의 날들을 위해/ 더 높게 더 넓게/ 촛불을 들자.”(노래 <촛불행진>, https://youtu.be/_PN9Rb_nNcM)
평화를 노래하는 목회자 윤광호(63) 목사가 이번에는 검찰개혁 등을 염원하며 노래 <촛불행진>를 만들었다. 직접 작사·작곡하고 노래를 부르는 그는 최근 일본의 경제도발에 대항하는 노래 <강해져야 해>와 일본군 위안부 등 역사문제를 다룬 노래 <아니오>를 직접 작사 작곡해 불렀다. 앞서 그는 세월호 추모곡 <기다리래>를 작사·작곡했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서도 동요를 소재로 한 <어디만큼 왔나>를 만들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으로 전북 군산에서 활동하는 그는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어 노래를 만들었고 전국을 돌며 길거리 콘서트를 했다. 그가 이번에는 독일의 마르틴 니묄러 목사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시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때…’로 시작하는 이 시는 나치가 특정 집단을 하나씩 차례로 지목해 제거함으로써 권력을 차지할 때, 저항하지 않고 침묵한 독일 지식인들을 다루고 있다.
시의 전체 내용은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다/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대항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다/ 그들이 유대인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다/ 그들이 나를 덮쳤을 때, 더는 없었다 아무도. 대항할 수 있는 자가”로 이뤄졌다.
윤 목사는 “이 시대 우리 사회에도 이런 내용의 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노래 <촛불행진>을 직접 작사·작곡해 불렀다.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못할 때 할 수 있는 직접 민주주의 이행의 방식, 그것이 바로 촛불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촛불행진>을 <강해져야 해> 보다 먼저 만들었는데, 경제적 어려움으로 지연된 데다가 일본의 경제도발에 맞춰서 제작하다보니 우선순위에서 <촛불행진>이 밀렸다고 설명했다.
“검찰과 사법개혁에 더해 우리 사회의 체질이 바꿔지기를 갈망합니다. 지금 촛불이 광장에 모이는 계기가 주어지고 있어요. 제 노래가 국민들로부터 많이 불려 작게 나마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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